수이는 실행, 합의, 스토리지, 네트워크, UX, 개발 툴링, MEV 처리 등의 기능들을 한데 묶은 풀스택 전략을 지향한다.
‘땜질식’ 접근을 답습하지 않고, 각 레이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함으로써 중앙화 요소 및 설계 부채(design debt)를 최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철저한 제1원칙 사고를 접목해, 장기적인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서브-세컨드 파이널리티를 달성하는 미스티세티(Mysticeti) V2, 선형 확장성을 제공하는 레모라(Remora), 온체인 대용량 스토리지 월루스(Walrus) + 씰(SEAL), 그리고 안전한 네트워킹을 위한 싸이온(SCION)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한다
전용 콘솔 ‘수이플레이0X1(SUIPLAY0X1)’ 출시 및 70종 이상의 신규 타이틀 준비, TVL 20억 달러 돌파 등 게이밍 및 디파이 섹터에서 특히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수이는 프랭클린 템플턴, 그레이스케일 같은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웹2 수준의 편의성과 웹3의 탈중앙화를 결합해 차세대 블록체인 인프라로 부상 중이다.
수이는 2025년을 기점으로 기존 암호화폐 업계의 틀을 깨뜨리는 풀스택(full-stack)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미스텐 랩스(Mysten Labs)의 공동 창립자인 에이드니 아비오둔(Adeniyi Abiodun)은 “수이는 단순한 블록체인이 아니라, 인터넷을 위한 글로벌 운영 계층(Global Coordination Layer)”이라고 언급했는데, 이 평가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수이는 실행(execution), 합의(consensus), 저장(storage), 네트워크(networking), 사용 편의성(UX), 개발 도구(dev tooling), 공정한 MEV 처리 등 보통은 별도로 다뤄지던 블록체인의 개별 핵심 기능들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를테면 서울의 게이머가 LA에 있는 AI 에이전트와 디지털 검을 교환하고 그 거래가 온체인에서 즉시 정산되는 시나리오를 상상해볼 수 있다. 또는 수천만 수억명의 사용자들이 지메일에 로그인하는 것처럼 일상적인 인터넷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웹3로 온보딩하여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을 수이 네트워크를 통해 즉각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바로 이런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수이가 지향하는 풀스택 접근 방식이며, 탈중앙화된 방법으로 전세계 디지털 자산을 대규모로 처리하기 위해 제1원칙(first principles)에 입각하여 모든 계층을 구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수이의 아키텍처를 분석할수록 이 체인이 어돕션 측면에서 이더리움 혹은 솔라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물론, 어쩌면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느낀다. 많은 블록체인이 월드 컴퓨터(world computer)라는 이상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조와 설계 완성도를 갖춘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수이가 선보이는 이 풀스택 전략은 “단순히 거래만 빠른 체인”을 넘어 블록체인의 궁극적 비전에 가장 근접한 시도 중 하나로 보인다.
‘제1원칙 사고’란 복잡한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분해하고, 기존 가정에 얽매이지 않으며,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수이(Sui) 아키텍처가 지향하는 접근법이기도 하다.
Source: Medium (@Tayo Sadique)
수이의 핵심 개발진은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여 트랜잭션의 실행과 확정 방식부터 데이터가 저장 및 전달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스택 내 전 계층을 제1원칙에 근거해 설계했다. 목표는 품질을 타협하지 않으면서, 산업 전반에 축적된 설계 부채(design debt)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이더리움 보안에 의존하는 L2 설계, 오프체인 스토리지, MEV 문제의 후순위 처리 등 땜질식 접근을 택해왔다. 반면 수이는 확장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코어 아키텍쳐에 통합함으로써 장기적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오늘날 인터넷을 떠올려보면, BGP나 TCP/IP 같은 프로토콜은 수십 년 동안 유지, 보수 과정을 거치면서 보안이나 확장성 측면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라우팅 하이잭(route hijack)이나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 문제 역시 근본적인 구조 탓에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블록체인 생태계 또한 유사한 한계를 지닌다. 과거의 기술적 선택들을 그대로 짊어짐으로써, 구조적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수이의 해답은 극단적 단순화(radical simplicity)다. 즉,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 각 계층을 ‘올바른 방식’으로 구축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 결과, 특정 기능들만 선별하여 수행하는 반쪽짜리 블록체인이 아니라, 차세대 웹을 뒷받침하는 통합 운영체제(operating system)에 가까운 형태로 진화할 잠재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풀스택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아키텍처에서는 실행(Execution), 합의(Consensus), 스토리지(Storage), 네트워킹(Networking), 사용자 경험(UX), 개발자 도구(DX), 그리고 MEV 처리 같은 핵심 기능들을 각각 독립된 모듈로 다룬다. 그러나 수이는 이러한 기능들을 단일 아키텍처 안에 결합함으로써, 프로토콜 수준에서 상호 보완적이고 유기적인 운영이 이뤄지도록 설계한다. 아래는 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합의 (Mysticeti V2): 미스티세티(Mysticeti) V2는 속도 향상을 공유 객체(shared-object) 트랜잭션에도 확대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에는 합의 도중 발생하는 오버헤드 탓에 공유 객체 트랜잭션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처리했지만, V2에서는 암호 연산 부담을 줄이고 밸리데이터 간 통신을 최적화(DAG 병렬 처리 방식)하여 모든 트랜잭션이 동일하게 빠른 파이널리티를 구현하도록 설계했다.
확장성 (Pilotfish & Remora): 수이는 수평적 확장(horizontal scaling)에도 집중하고 있다. 파일럿피쉬(Pilotfish) 연구에서 발전된 레모라(Remora)는 밸리데이터들의 업무를 여러 대의 머신에 분산하여, 하드웨어를 추가하면 TPS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도록 구현한다. 이와 함께 프로그래머블 P2P 터널(Programmable P2P Tunnels) 기능을 도입해, 실시간 거래 혹은 게이밍 등에서 필요한 마이크로트랜잭션 들을 온체인으로 묶어서 한 번에 정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트랜잭션 부하가 폭증해도 네트워크가 병목에 빠지지 않고 확장 가능하며, 초고속 및 대규모 서비스들을 지원하기가 용이해진다.
데이터 저장 (Walrus & SEAL): 수이가 접근 가능한 탈중앙화 스토리지 사이드체인(sidechain)의 개념인 월루스(Walrus)는, AWS 등 중앙화 솔루션 없이 기가바이트(gigabyte)부터 엑사바이트(exabyte)에 달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즉, AWS 등 중앙화 스토리지에 의존하지 않아도, 디앱이 이미지 및 AI 모델 등 고용량 파일을 체인상에 직접 저장 가능하다. 한편 SEAL은 여기서 암호화와 접근 통제 기능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특정 권한을 가진 이용자만 파일을 열람·수정할 수 있도록 프로토콜 차원에서 제어함으로써, ‘탈중앙화 드롭박스(Dropbox)’에 가까운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네트워킹 (SCION): SCION(Scalability, Control, and Isolation on Next-generation Networks)을 통합함으로써, 수이는 BGP 하이잭, DDoS, DNS 스푸핑 등 흔히 발생하는 인터넷 취약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글로벌 검증자들이 SCION을 통해 연결되면, 인터넷 경로에서 일부 공격이나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대체 경로를 마련해 전 세계적 규모에서 안정적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금융 혹은 게임 등 다운타임(downtime) 비용이 큰 영역에서 특히 중요한 장점으로 평가된다.
사용자 경험(UX) (zkLogin, Passkeys, KELP):
zkLogin: 시드 문구 없이 구글, 메타 등 웹2 계정으로 즉시 로그인 가능하도록 한다.
Passkeys: 생체 정보를 세션과 연동하여, 사용자가 매번 서명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트랜잭션을 실행할 수 있게 만든다.
KELP: 2FA, 소셜 복구(social recovery) 등의 안전장치를 제공해, 키 분실 시에도 계정을 복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능들을 통해 웹2 수준의 간편함과 웹3의 셀프 커스터디 장점을 결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개발자 경험(DX) (RPC 2.0, 수이 Move Prover, Bugdar, Move Registry, SDKs):
RPC 2.0: GraphQL 기반으로 개선되어, 더욱 직관적인 쿼리가 가능해진다.
수이 무브 프루버(Move Prover): 스마트 컨트랙트 안전성을 검증함으로써 코드 신뢰도를 높인다.
Bugdar(AI 오딧 도구): 잠재적 취약점을 사전에 탐지하여, 보안 사고를 줄일 수 있게 지원한다.
무브 레지스트리(Move Registry): 패키지 관리를 표준화한다.
신규 SDK: SDK를 지원함으로써 수이에 디앱을 배포하는 과정을 일반 앱 개발 수준으로 단순화한다.
MEV 완화 (SIP-45 & 그 이후): SIP-45는 가스 입찰(gas bidding) 로직을 정제하여 거래 순서를 명료화하고, 악의적인 프런트러닝(front-running)을 최소화한다. 향후 요청이 들어오는 트래잭션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인 DAG 관측(dag observability)를 추가함으로써 수이는 MEV를 제로섬 경쟁이 아닌 공공재(public resource)로 만들어가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위 기능 중 일부는 이미 구현된 상태이며, 나머지는 2025년 로드맵에 포함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올해 예정된 주요 기술 업그레이드를 상세히 살펴본다.
수이는 초기 미스티세티 V1을 통해 2023년 무렵 약 390ms 수준의 파이널리티를 달성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미스티세티 V2는 이 속도 향상을 공유 객체(shared-object) 트랜잭션에도 확대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에는 합의 도중 발생하는 오버헤드 탓에 공유 객체 트랜잭션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처리했지만, V2에서는 암호 연산 부담을 줄이고 밸리데이터 간 통신을 최적화(DAG 병렬 처리 방식)하여 모든 트랜잭션이 동일하게 빠른 파이널리티를 구현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게이밍, 고빈도 트레이딩, 실시간 상호작용 등 초저지연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균일하고도 신속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할 수 있다. 단순히 트랜잭션 속도를 더 낮추는 것이 아니라, 공유 객체 트랜잭션도 이미 확보된 소유 객체 트랜잭션의 속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는 베이스 레이어 성능에서 타협하지 않는다는 수이의 철학을 다시 한번 잘 드러낸다.
밸리데이터의 트랜잭션 처리 방식을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는 확장성 한계가 있다. 레모라는 네트워크 전반의 처리량을 수평적으로 확장하려는 수이 측의 해법이다. 기존에는 단일 머신에서 트랜잭션을 일괄 처리했지만, 레모라는 밸리데이터 업무를 여러 머신에 분산시키고 병렬로 실행함으로써, 수십만 TPS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병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사용량이 급증할 때 네트워크 용량을 확장함으로써 수수료 폭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다른 체인에서 빈번히 목격된 수수료 문제에 대한 명확한 대응책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오늘 개발한 디앱이 내일 당장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맞이하더라도 인프라가 뒷받침된다는 의미다. 미스티세티 V2와 결합할 경우, 수이는 수직적 확장성(vertical scaling)과 수평적 확장성(horizontal scaling)을 모두 갖추게 되어 일상적인 트래픽은 물론 일시적인 폭증 상황에도 원활히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결국 수이 트래픽이 아무리 증가해도 속도나 수수료가 병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구상의 핵심이다.
수이가 보유한 확장성 도구 중 하나인 프로그래머블 P2P 터널(Programmable P2P Tunnels)은 사실상 오프체인 트랜잭션 처리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다수의 사용자들이 오프체인 환경에서 레이턴시 문제 없이 상호작용(예: 지불, 멀티플레이 게임)하고 최종 결과만 온체인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유사하나, 수이 프로토콜 차원에서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기능은 실시간으로 많은 거래를 처리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게임, HFT, 소액결제 등)에 적합하며,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에 개발자가 원하는 규칙을 애플리케이션에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용자가 갑자기 오프라인되거나 악의적 행동을 시도해도 자산 상태가 안전하도록 암호학적으로 보증한다. 즉, 온체인만으로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스택 내부 보조 모듈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수이 풀스택 철학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월루스는 SEAL과 결합함으로써 수이를 세분화된 접근 권한(fine-grained access control)이 가능한 탈중앙화 데이터 스토리지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 월루스는 ‘Red Stuff’라는 이레이저 코딩(erasure coding) 기법을 적용해, 파일의 일부만으로 전체를 복원하고 클라우드 수준의 효율성을 달성한다. 이로써 AWS 등 중앙화 스토리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기가바이트에서 엑사바이트 범위에 이르는 대규모 데이터를 체인에 저장할 수 있으며, 체인은 파일 가용성 증명(availability proof)과 업데이트 처리를 담당한다. 월루스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월루스가 기존 스토리지 프로토콜과 다른 이유’ 리포트를 참고하길 바란다.
실제로 Linera (L1), Plume (L1), Claynosaurz (NFT), Decrypt (미디어 회사) 등 다양한 섹터내 프로젝트들이 월루스를 활용해 유저 생성 영상, AI 모델 등을 온체인 로직과 직접 연계하고 있다. 한편 SEAL은 암호화와 접근 통제 기능을 제공해, 예컨대 특정 NFT 보유자만 복호화할 수 있도록 설정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파일이 자동 만료되도록 하는 규칙을 구현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탈중앙화 드롭박스(Decentralized Dropbox)’에 가까운 데이터 운영 모델을 구상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소셜 네트워크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분야에서 온체인에서 코드와 데이터를 완전하게 융합하는 새로운 활용 사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수이가 계산(Execution)과 데이터 저장(Storage) 양 측면에서 모두 혁신을 이루었다고 해도, 네트워크 자체가 불안정하다면 그 가치는 크게 제한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이는 프로토콜 레벨에서 SCION을 도입했다. SCION은 학계 연구를 기반으로 한 보안 네트워킹 프로토콜로, 인터넷 환경에서 장애나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대체 경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로써 DDoS, BGP 하이잭, DNS 스푸핑 등 전형적 네트워크 레벨 공격에도 높은 내성을 확보할 수 있다.
Source: SCION Network Topology
금융이나 대규모 게임처럼 다운타임(downtime)이 치명적일 수 있는 환경에서, 인터넷 일부가 마비되어도 체인 합의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체인은 기존 인터넷 인프라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보안층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이는 추가적인 안전망을 프로토콜 차원에서 확보함으로써, 유례없는 수준의 안정성을 갖추고자 한다. 이는 결국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쉽게 중단되지 않는, 요새화된 L1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수이의 전략적 의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수이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영역까지 진출함으로써, 게이밍 분야에 한층 더 주력하고 있다. 그 대표 사례가 2024년 말 공개된 수이플레이0X1(SuiPlay0X1) 전용 콘솔로, 전통적인 PC/스팀 기반 타이틀과 수이 기반 웹3 게임을 모두 지원한다. 이 콘솔은 강력한 프로세서, 고성능 그래픽, 약 0.5TB 저장 공간을 갖추고, 온보드(내장) 수이 월렛 및 스토어프런트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지갑·시드 문구(seed phrase)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게임 아이템을 자유롭게 보유·거래하고, 암호화폐 리워드를 획득하며, 블록체인 생태계를 폭넓게 탐색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이 콘솔은 수이의 게임 이용자 온보딩과 생태계 참여를 단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게이밍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Source: Decrypt
전략적 측면에서 볼 때, 이 콘솔은 웹3 게임의 배포·유통 채널을 직접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다. 대중 게이머가 PC나 모바일 기기에서 암호화폐 게임을 우연히 접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웹3 기능이 내장된 전용 기기를 게이머 손에 쥐여주겠다는 발상이다. 콘솔에는 수이 월렛과 수이 게임 스토어가 미리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웹3 게임에 손쉽게 뛰어들 수 있다. 특히 수이 팀은 이미 70종 이상의 신규 타이틀을 준비했으며, Ambrus Studio, BIRDs, Gamisodes 등 65개 이상의 스튜디오가 인디부터 AAA 레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수이의 게이밍 전략은 수이플레이0X1에 한정되지 않는다. 수이 네트워크 자체도 게임에 최적화된 설계를 갖추고 있다. 무브(Move) 언어를 통해 게임 내 자산을 온체인에서 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객체로 처리하며, 서브세컨드 파이널리티(sub-second finality)나 오프체인 터널(off-chain tunnels) 같은 기능을 통해 대규모·실시간 플레이를 지원하면서도 네트워크 과부하를 방지한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사커(MLS), ATP 테니스, 원 챔피언십(ONE Championship) 등과 같은 주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NFT 굿즈, 로열티 프로그램, 티켓팅 솔루션을 수이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이는 차세대 암호화폐 게임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수이플레이0X1은 플레이어에게 진입 장벽이 거의 없는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수이 스택은 웹2에 가까운 편의성과 온체인 경제라는 이점을 결합한다. 실제로 블록체인 게이밍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면, 수이는 그 기회의 중심에서 이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수이(Sui)의 디파이(DeFi) 부문은 최근 1년간 눈에 띄는 확장을 이루어내며, 투자자들에게 체인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2024년 말 기준 TVL(Total Value Locked)은 2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는 연초 대비 600% 이상의 증가율에 해당한다. 월간 DEX 거래량 역시 빠르게 증가하여, 2024년 11월 한 달간 78억 달러가 넘는 규모를 기록했다(9월 거래량은 19억 달러 수준). 상대적으로 신생 체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로 평가된다.
Source: 4Q 2024 Defi Roundup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한 요인 중 하나는, 통합 유동성 레이어 프로토콜(Unified Liquidity Layer)인 딥북(DeepBook)의 출시에 따라 트레이더들과 유동성 공급자들이 대거 유입되었다는 점이다. 딥북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딥북의 사례로 알아보는 ‘왜 수이인가?’” 리포트를 참고할 수 있다. 아울러 나비(Navi), 수이렌드(SuiLend), 세터스(Cetus) 등 수이 내 대출 및 거래 프로토콜들도 각각 수억 달러 규모의 TVL을 달성하며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스테이블코인의 대규모 유입 또한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분석된다. 2023~2024년에 걸쳐 USDC, FDUSD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수이에 네이티브로 출시되었고, 연말까지 약 1억 6천만 달러의 온체인 유동성이 형성되었다(브릿징된 자산까지 합산 시 약 4억 달러 규모). 특히 수이의 병렬 트랜잭션(parallel transaction) 처리 구조는 대규모 결제나 차익거래 시 발생하는 스테이블코인 이동을 효과적으로 처리해, 디파이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옵션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또한, 생태계가 RWA나 파생 금융상품(예: Ondo의 USDY)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컨대 Ondo는 기관급 커스터디를 기반으로 수이 위에서 국채 기반 토큰을 운영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했다.
수이(Sui)의 전략이 높은 평가를 받는 가장 확실한 근거 중 하나는, 월가(Wall Street)부터 웹2 대기업에 이르는 다양한 기관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4년 말, 수이 재단은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Digital Assets)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는 약 1.5조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금융사의 전문성·자원을 활용하여, 수이 생태계 개발자를 지원하고 새로운 사용 사례를 발굴하고자 하는 구체적 의도를 보여준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딥북(DeepBook), Karrier One, Ika 등 수이 생태계의 대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수이의 기술적 차별성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그레이스케일 수이 트러스트(Grayscale Sui Trust)’를 출범해 기관 및 공인 투자자가 전통 금융 채널을 통해 $SUI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VanEck 같은 투자사도 수이를 “대중화(mass adoption)에 준비된 L1”로 평가했으며, Canary Capital은 향후 SUI ETF 출시를 목표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 같은 행보는 수이가 주요 레이어1들과 함께 기관 포트폴리오 및 투자 상품의 핵심 후보군으로 논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를 연결하는 전문 기업들이 수이의 잠재력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커스터디 업체 Copper는 SUI 및 수이 기반 토큰의 안전 보관을 지원해, 기관 투자자들이 관련 자산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했다. 결제·정산 등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Zero Hash나 Fordefi 역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을 다루기 위해 수이 지원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을 넘어,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와 넷마블(Netmarble) 등 웹2 대기업들도 수이 도입 또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선 주요 스포츠 리그와의 제휴를 통해 팬 토큰, 티켓팅 등을 수이에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월가, 실리콘밸리, 엔터테인먼트 등 다층적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수이의 풀스택 전략이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음을 방증한다. 높은 확장성과 사용자 친화적 UX를 갖춘 덕분에 대형 기업들이 “이제 블록체인을 실무에 적용해볼 만하다”고 판단할 구체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파트너십이 체결될 때마다 개발자와 자본이 생태계로 추가 유입되면서, 수이는 L1 시장의 주요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이의 풀스택 전략은 궁극적으로 웹3가 지향해온 본래 목표, 즉 개방형, 글로벌 규모 운영 계층(Open, Global, Internet-Scale Coordination Layer)을 실현하는 데 있다. 이는 전 세계 경제와 수십억 인구까지 대응 가능한 구조를 목표로 하며, 합의, 스토리지, 네트워킹, 사용자 경험 등 모든 계층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 단일 플랫폼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야심찬 기획이다. 동시에, 기존 시스템에 부분적 해결책만 덧붙이는 방식으로는 결코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이러한 급진적 설계가 필수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스티세티(Mysticeti) V2부터 SCION, SEAL에 이르기까지 수이의 구성 요소들은 성능과 탈중앙화가 양립하며 온체인 경험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미래를 지향한다. 이 로드맵이 성공적으로 완성된다면, 수이는 금융이나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소셜 네트워크, AI 경제, 그리고 무수한 추가 활용 사례까지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가 수이의 합의 알고리즘이나 데이터 샤딩(sharding)의 작동 방식을 의식하지 않아도, 신뢰와 가치가 프로토콜 자체에 기본 탑재된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을 구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수이가 웹3 시장을 당장 지배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견고하고 범용적인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더 광범위한 생태계가 그 위에서 자연스럽게 번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제1원칙(first principles)에 따라 구축된 성능, 확장성, 탈중앙화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생태계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다만, 현재 성과 및 개발현황 등을 고려해봤을 때, 수이는 ‘올마이티(All Mighty)’라는 별칭에 부합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