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카카오에 4억 4천만 달러 규모로 기업을 매각한 연쇄 창업자와 구글 딥마인드(DeepMind) 역사상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가 공동 설립한 IP 특화 블록체인으로,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 드러난 IP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스토리는 IP를 블록체인의 진정한 PMF로 정의하고, IP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자산으로 재구성하여 투명한 저작자 귀속 및 자동화된 라이선싱, 로열티 정산을 가능하게 한다.
스토리의 L1 블록체인은 IP 관리에 최적화된 아키텍처로 구축되었으며, PoC (Proof-of-Creativity) 프로토콜, PIL (Programmable IP License), C2PA 표준 연계를 통해 온체인 효율성과 오프체인 법적 집행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스토리 생태계는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AI, IPfi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특히 아리아 프로토콜(Aria Protocol)이 BTS, 블랙핑크,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악 로열티를 스토리에 토큰화하여 실질적인 시장 검증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토리는 에이전트 TCP/IP 구축 및 MCP(Model Context Protocol) 통합을 통해 AI 에이전트들이 독자적으로 IP를 생성하고, 라이선스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자율적인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과 미디어가 급변하는 시대 속 두 비전가들이 서로의 길을 마주하게 된다. 콘텐츠 혁신을 꿈꾸며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던 이승윤 공동대표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젊은 야망가 제이슨 자오(Jason Zhao) 공동대표. 두 사람은 지적 재산(IP)을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하는 같은 꿈을 품고 함께 스토리를 탄생시켰다.
이승윤 공동대표는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오랜 기간 고민해 온 인물이다. 옥스퍼드에서 정치, 철학, 경제를 공부한 그는 일찍부터 기술과 콘텐츠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 첫 번째 도전은 광고 수익 모델이 무너져가던 저널리즘을 구하기 위해 만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바이라인(Byline)이었다. 비록 바이라인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승윤 대표는 이 경험을 통해 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데 더욱 깊이 몰두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모바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래디쉬(Radish)를 창업했다.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짧은 에피소드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성공을 거두었고, 래디쉬는 2020년 카카오에 약 $500M 달러에 인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윤 대표는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저는 그저 콘텐츠 시장의 수많은 작은 물고기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변화를 이끄는 회사가 아니었죠.”
이번에는 미디어 산업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그는 자신이 처음부터 꿈꿨던 더 큰 문제로 돌아가고자 했다. 창작자들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IP가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바로 그 열망이 스토리의 씨앗이 되었다.
Image: S.Y. Lee (Left), Jason Zhao (Right)
반면, 제이슨 자오 대표는 스탠퍼드에서 AI 연구에 몰두하며 그의 경력을 시작했다. 22세의 나이에 딥마인드(DeepMind)의 최연소 제품 관리자가 된 그는 AI 연구를 실용적인 제품으로 변환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그러나 2020년, 그는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탈중앙화된 세계에서는 누구나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그를 사로잡았다. “AI 연구는 소수의 대형 회사들만이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블록체인은 달랐죠. 누구든지 자신의 백서를 쓰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죠.”
블록체인의 자유로운 가능성에 끌린 제이슨 자오는 딥마인드를 떠나, 콘텐츠와 IP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승윤 대표와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비전이 맞닿아있음을 금세 깨달았다. 이승윤 대표는 시장과 산업의 문제를 꿰뚫는 깊은 통찰을 제공했고, 제이슨 자오는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능력과 창의적 사고를 더했다. 그들의 협력은 음과 양처럼 서로를 보완하며 빠르게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했다.
제이슨 자오 대표는 이승윤 대표에게 10페이지가 넘는 백서를 건넸다. 그 안에는 IP를 블록체인을 통해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개념이 담겨 있었다. 스토리는 콘텐츠가 단순히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가 그 권리를 자유롭게 통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목표로 했다. 이 시스템은 창작물 하나하나가 디지털 레고 블록처럼 서로 결합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그 위에서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우리는 콘텐츠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었습니다,” 제이슨 자오 대표는 설명했다. “더 이상 같은 영화,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지 않는, 창작자들이 주도하는 세상을 꿈꿨어요.”
이후 a16z는 세 번의 펀딩 라운드에서 총 1억 4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모든 라운드에서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는 두 창립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보적인 조합으로 인정받았음을 방증한다.
그리고 그들의 비전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스토리는 단순한 블록체인을 넘어, 창작자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며 IP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자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이 아닌, 열정과 헌신, 그리고 새로운 창작 시대를 열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기록이다.
스토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프로토콜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스토리는 본질적으로 ‘창작자들의 창작물을 보호하고, 나아가 그것이 자유롭게 활용되고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목표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2.1 AI 시대 속 점점 흐릿해지는 진실과 허위, 그리고 소유권의 경계
전통적인 인터넷 경제 구조는 창작자와 플랫폼간 상호 협력 관계에 기초하여 운영되어 왔다. 창작자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플랫폼에 제공하고, 플랫폼은 트래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일부를 창작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으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X 등 유명 콘텐츠 플랫폼 모두 이와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이러한 균형은 점차 깨지고 있다. 예로, LLM은 기존 검색 엔진과 달리 창작자의 콘텐츠를 링크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직접 사용자에게 답을 제공하거나,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또한, AI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대부분 인간 창작자가 만든 원본 콘텐츠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창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이나 출처 표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미 현실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2024년 8월 19일, 작가 안드레아 바츠, 찰스 그레이버, 커크 월리스 존슨은 AI 회사인 Anthropic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Anthropic이 저작권이 있는 도서를 무단으로 다운로드해 자사의 AI 모델인 Claude를 학습시켰기 때문이다. 올해 7월에도 마이클 셰이본과 사라 실버맨을 포함한 여러 작가들이 OpenAI와 Meta를 상대로 유사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예술 업계에도 유사 사건들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꾸준히,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제공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그 작품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보상을 받기 위함이다. 그러나 AI 모델이 원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을 창작자의 이름 없이 세상에 내놓는다면, 창작자들은 더 이상 창작 활동을 지속할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 창작자의 노력과 시간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콘텐츠 생산의 동기는 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인터넷 전체의 창작 생태계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다.
AI가 단순히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보의 신뢰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AI는 인간이 만든 수많은 콘텐츠를 학습하며 발전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실과 허위가 혼재된 데이터를 모두 흡수한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때때로 진실과 왜곡된 정보가 섞여 있어, 사용자가 그것을 쉽게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AI 모델이 생성한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용자들은 더 이상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Source: NBC News
1.2.2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법률 프레임워크, 그로 인한 혁신과 협업의 한계
지적 재산은 본질적으로 무형 자산이기에 소유권을 명확히 정의하고 사용 권한을 설정하는 과정이 복잡하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데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아래 그림 참고). 오랜 기간 법률 전문가들은 창작물의 독창성을 규명하고, 타인이 이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정의하기 위해 방대한 법률 문서를 작성해 왔다. 하지만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높아, 소수의 대형 IP 기업이나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유명 창작자들만이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반면, 독립 창작자나 인디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러한 법적 장벽을 넘기가 어렵다. 대형 콘텐츠 기업들이 자사의 IP를 다른 플랫폼에서 활용할 때 수십에서 수백 장에 이르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협의 과정이 몇 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Source: Cislo & Thomas LLP Intellectual Property Law Services
법적 문제는 단순히 복잡한 절차와 높은 비용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존의 저작권 및 IP 보호 체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실질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예로, 저작권(copyright)에 대한 국제 법률 프레임워크인 베른 협약(1886), WIPO 저작권 조약(1996), 그리고 TRIPS 협정(1994)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인터넷 기반 콘텐츠의 유통 방식, 나아가 생성형 AI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법적 설계와 현실 간의 괴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아이디어-표현 이분법(idea-expression dichotomy)’이다. 이는 오랜 기간 저작권법의 근간을 이루어온 원칙으로, 법적으로 보호되는 표현(expression), 즉 완성된 문장, 이미지, 음악 등과 보호 대상이 아닌 아이디어(idea), 문체, 구성, 창작 방식 등을 명확히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은 창작자의 스타일이나 구조적 특성을 모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시대에는 나름의 설득력을 지녔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이 전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오늘날의 AI는 단 한 줄의 문장을 복제하지 않더라도, 창작자의 문체, 리듬, 서사 구조를 놀라울 정도로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침해로 간주되지 않지만, 경제적·문화적 측면에서 창작자들이 입는 피해는 명백하다. 창작자의 스타일은 모방되고, 영향력은 수익화되며, 이에 대한 법적 구제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다음과 같은 보다 본질적인 사실을 드러낸다. 저작권법은 애초에 창작자 개인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가 아니었다. 김필성 저작권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복제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수렴하는 디지털 콘텐츠에 인위적인 희소성을 부여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위한 창작 활동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었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이 구조를 역전시킨다. 과거에는 ‘영감’에 불과했던 영역이 이제는 경제적 수익이 추출되는 실질적 자산이 되었으며, 창작자는 그 수익 흐름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법 체계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은 수십 년간의 판례와 학설, 그리고 국제 협약을 통해 공고화된 원칙으로, 이를 뒤집는 것은 곧 현대 저작권 체계 전체를 재설계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개편이 이루어질 즈음이면, 기술은 이미 다음 단계로 진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기존 법 체계 하에서의 저작권 집행 구조조차 글로벌 콘텐츠 유통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베른 협약은 창작물에 대한 자동 저작권 보호를 보장하지만, 오늘날처럼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에는 실효성 있는 권리 행사가 극히 어렵다. 동일한 이미지 하나가 수 초 만에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지만, 각국의 저작권 보호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유럽연합은 비교적 강력한 보호 체계를 갖추고 있는 반면, 일부 국가는 훨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WTO 회원국에 대해 최소한의 보호 수준을 요구하는 TRIPS 협정조차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미국의 경우,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 1998)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침해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공지 및 삭제(notice-and-takedown) 절차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조항을 통해 유튜브, 구글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침해 콘텐츠에 대한 사전적 책임을 면제받는다. 이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창작자 스스로 사후에 인지하고 대응해야 하는 구조를 고착화하며, 실질적인 피해는 이미 발생한 이후에야 비로소 인식된다.
Source: Excerpt of The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1998)
정리하면, IP 산업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창작물의 소유권과 크레딧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창작자의 소유권과 권리를 명확히 명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창작물의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복잡한 라이선스 계약 절차를 간소화하고, 창작자들이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할 필요 없이, LLM이나 타 크리에이터에 의해 창작물이 활용될 때마다 보상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자동 분배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춘 글로벌 법적 프레임워크의 개정이 필수적이다.
블록체인은 이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투명성, 보안성, 비가역성이라는 특성을 가진 분산형 암호화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은 창작물 혹은 IP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 현황을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라이선스 조건을 자동으로 이행하고, 저작권 관리 및 보상 분배 과정을 자동화하여 기존 시스템의 복잡한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
스토리는 이러한 기술적 가능성에 주목하여, IP를 온체인화하고 이를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경직된 자산을 유동적인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창작자들은 스토리를 통해 자신의 창작물을 블록체인에 등록하고 자산화할 수 있으며, 이렇게 자산화된 창작물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유롭게 사용되어 기존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사용 사례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2, 3차 창작물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유통되는 파생 생태계를 형성함으로써, IP시장도 기존보다 훨씬 풍부하고 확장된 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스토리는 이를 통해 거대한 IP 레고랜드(IP Legoland)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토리 공동 대표들이 강조하는 현실 세계 문제 해결의 비전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한다.
스토리의 기술 스택은 1) L1 블록체인, 2) PoC(Proof-of-Creativity) 프로토콜, 그리고 3) PIL(Programmable IP License)로,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컴포넌트는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여 스토리의 비전을 구현한다.
스토리의 L1 블록체인은 IP 레고랜드에서 모든 IP레고들이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다. 블록체인을 통해 IP 자산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거래될 수 있으며 모든 데이터와 트랜잭션은 투명하게 기록된다. 스토리는 대규모 IP 그래프 탐색과 등록, 그리고 그에 따른 효율적인 연산을 위해 실행 및 합의 레이어를 최적화한 독자적인 블록체인을 구축했다.
2.1.1 스토리가 L1을 구축한 이유
스토리는 처음부터 L1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었다. 초기에는 단순한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IP를 온체인에서 완전히 프로그래머블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블록체인 위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이후, 멀티체인 환경에서 IP의 결합성(composability)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L2를 실험했지만, 구조적 한계로 인해 기술적 제약에 직면했다. 결국, I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인프라를 찾는 과정에서, 기존 L1이나 L2 솔루션들은 스토리가 목표로 하는 수준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2년 반 이상의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구체적으로, 스토리가 L1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맞춤형 블록체인 구축 및 최적화: 스토리는 단순한 블록체인이 아니라 IP를 위한 맞춤형 블록체인이다. 따라서, 기존 블록체인과 차별화된 L1 블록체인을 구축하여 실행 레이어에서 IP 그래프 연산을 최적화하고, 합의 레이어에서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처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
L2의 중앙화 문제: 오늘날 대부분의 롤업은 단일 시퀀서(sequencer)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 SPOF) 문제를 초래한다. 탈중앙화를 목표로 하는 블록체인에서 단일 시퀀서구조는 블록체인의 근본적인 가치와 대립되며, 스토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인 합의 레이어를 보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IP 기업들의 밸리데이터 참여 유도: 스토리는 IP를 위한 블록체인인 만큼 디즈니, 닌텐도와 같은 대형 IP 프랜차이즈의 데이터를 온보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IP 기업들이 직접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밸리데이터가 되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참여가 아니라 장기적인 인센티브를 공유하는 파트너십의 의미를 가지며, 이는 단일 시퀀서 구조의 롤업에서는 구현이 어렵다.
롤업 배포: 스토리는 장기적으로 이니시아(Initia)-미니시아(Minitia) 모델처럼 블롭스페이스(blobspace)와 맞춤형 데이터를 활용하여 스토리 위에 롤업을 배포하는 구조를 형성할 계획이다. Initia 기반의 Minitia는 OPinit Stack을 활용한 특수한 L2 인스턴스로, VM에 구애받지 않는 옵티미스틱 롤업을 배포할 수 있으며, 실행 환경 및 스택 구성 요소를 맞춤 조정할 수 있다. 스토리는 IP 중심 애플리케이션들이 유연한 환경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이와 유사한 구조를 제공하고자 하며, L2로 시작할 경우 이러한 설계를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
2.1.2 합의 레이어 (Consensus Layer)
스토리의 합의 레이어는 CometBFT(구 Tendermint) 기반의 합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빠른 파이널리티와 비잔틴 장애 허용(Byzantine Fault Tolerance, BFT) 기반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Cosmos SDK는 블록체인 개발을 위한 모듈형 프레임워크로, 새로운 기능을 유연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스토리는 이를 활용하여 IP 그래프 탐색 및 온체인 데이터 관리에 최적화된 맞춤형 Cosmos SDK 모듈을 추가했다.
스토리의 합의 레이어는 지분 증명(Proof-of-Stake, PoS)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검증자들은 네트워크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대가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반대로, 악의적인 행위를 하거나 네트워크 가용성을 저해할 경우, 토큰 슬래싱(Slashing)을 통해 일정량의 지분을 잃게 되는 구조를 갖는다.
CometBFT는 네트워크 검증자 중 33%까지 악의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보안이 유지될 수 있으며, 전체 검증자의 67% 이상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새로운 블록이 지속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CometBFT의 구조적인 특성상 네트워크의 검증자 수가 증가할수록 노드 간 교환되는 메시지 수가 제곱 비율로 증가하여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스토리의 초점은 블록체인 트릴레마(Blockchain Trilemma)의 해결이 아니라 IP 그래프 탐색 및 데이터 관리에 최적화된 시스템 설계에 있다. 따라서 이는 스토리에게 있어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는 아니었으며, 대신 IP 데이터 처리를 위한 스토리지 최적화 및 신규 밸리데이터 기능과 같은 커스텀 모듈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스토리 블록체인은 합의와 실행을 분리하는 Application Blockchain Interface (ABCI++)를 활용하여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행 레이어가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더라도, 합의 레이어를 변경할 필요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또한, Ethereum Engine API를 지원하여 실행 레이어(EVM)와 합의 레이어(CometBFT) 간의 통신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1.3 실행 레이어 (Execution Layer)
스토리의 실행 레이어는 geth 포크를 기반으로 하며, EVM 호환성을 갖추고 있어 이더리움 디앱 개발자들이 Solidity 스마트 컨트랙트 및 Foundry, Hardhat, Remix 등의 개발 도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Ethereum JSON-RPC 표준을 준수하여 개발자들이 별도의 추가 설정 없이 기존 API 방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이더리움 생태계와의 원활한 상호운용성을 유지한다.
스토리의 실행 레이어는 단일 실행 환경이 아닌 멀티코어(Multi-cor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메인 코어(Main Core)가 실행을 담당하지만, 특정 트랜잭션이 특화 코어(Specialized Core)의 기능을 호출하는 경우, 해당 코어가 자동으로 활성화되어 최적화된 실행 환경을 제공한다.
각 특화 코어는 속도, 확장성, 보안, 프라이버시 등 특정 요구 사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되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무결성 및 라이브니스(liveness)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특히, IP 관련 연산을 최적화하기 위해 IP Core가 별도로 존재하며, 이 코어는 스토리의 IPGraph Precompile 및 RIP-7212 Precompile을 포함하여 IP 데이터 구조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IPGraph Precompile는 스토리 블록체인에서 가장 핵심적인 데이터 구조인 IP 그래프의 탐색을 최적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IP는 상호 결합하여 부모-자식 관계의 복잡한 트리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그래프 구조를 처리하기 위한 연산을 EVM에서 직접 실행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프리컴파일된 네이티브 연산을 제공하여 속도와 비용을 절감했다. RIP-7212 Precompile은 EVM 내에서 실행되는 특정 연산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스토리 블록체인의 특정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실행되는 데이터 처리 비용을 대폭 절감하도록 한다.
스토리 노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하드웨어 사양이 요구된다. 권장 사양으로는 4개 이상의 코어를 갖춘 고속 CPU, 16GB 이상의 RAM, 최소 1TB의 여유 공간을 가진 고성능 SSD, 25MBit/sec 이상의 인터넷 속도가 포함된다.
2.1.4 스토리지 레이어 (Storage Layer)
스토리의 스토리지 레이어는 합의 레이어 위에서 실행 레이어 및 각 코어에 스토리지 API를 제공하며, 데이터 저장 방식과 암호학적 커밋(cryptographic commitments) 생성을 추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블록체인의 스토리지 모델과 달리, 스토리는 데이터의 성격과 접근 패턴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방식으로 배치하는 스토리지 계층화(storage tiering) 전략을 적용한다.
스토리의 스토리지 레이어는 NAND 플래시 메모리의 변환 계층(Flash Translation Layer, FTL)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다. FTL이 논리적 주소와 물리적 저장 블록을 매핑하여 쓰기 성능을 향상하고 장치 수명을 연장하는 것처럼, 스토리의 스토리지 레이어는 데이터 배치 전략을 통해 성능, 확장성, 비용, 증명 크기, 데이터 중복성을 균형 있게 조절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유형별 접근 빈도와 내구성 요구사항에 따라 스토리지 서브시스템이 자동으로 조정되며,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스토리지 레이어의 또 다른 핵심 기능은 온체인 및 오프체인 스토리지를 통합하는 단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에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온체인에 직접 저장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IPFS나 Arweave와 같은 오프체인 스토리지에 저장하고 온체인에는 메타데이터만 기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스토리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IPFS 및 Arweave와의 원활한 연계를 지원하며, 온체인 데이터와 오프체인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AI 모델이 IP 자산으로 등록될 경우, 콘텐츠의 진위성을 보장하는 메타데이터(C2PA 인증 정보 등)가 모델 파일과 함께 저장되어 필요할 때 직접 모델을 추론(inference)할 수 있도록 한다.
PoC 프로토콜은 누구나 자신의 IP를 스토리 L1 블록체인에 온램프하고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집합이다. 창작자들은 PoC 프로토콜을 통해 IP를 디지털 자산으로 온체인화하고, 모듈과 상호작용하여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 PoC 프로토콜은 IP Asset, IP Account, 모듈(Module), 그리고 레지스트리(Registry) 크게 네 가지 핵심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성되어 있다.
2.2.1 IP Asset
IP Asset은 온체인에서 특정 IP를 나타내는 ERC-721 표준을 따르는 NFT와 IP Account을 총칭하는 말이자 스토리의 IP 관리 구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산이다. 만약 등록하려는 IP가 오프체인에 있다면, 해당 IP를 표현하는 ERC-721 NFT를 먼저 발행하고, IP Account를 생성한 후, 프로토콜의 IP Asset 레지스트리에 등록해야 한다. 기발행된 NFT(예: Pudgy Penguins)는 별도의 래핑 과정없이 간편하게 IP Asset으로 등록 가능하다.
IP Asset 레지스트리에 등록이 완료되면 해당 NFT는 공식적으로 스토리의 자산으로 인정되며, 해당 자산과 연결된 IP Account가 자동으로 생성 및 연결된다. IP Account는 IP Asset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다양한 모듈과의 상호작용을 처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계정(Smart Contract Account)이다. 다른 말로, IP Asset 자체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정적인 NFT지만, 이와 연동된 IP Account를 통해 해당 IP의 라이선싱, 로열티 분배, 분쟁 해결 등이 가능하다. IP Asset의 메타데이터 표준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2.2.2 IP Account
IP Account는 스토리에서 IP Asset과 연결된 ERC-6551 스마트 컨트랙트이자 IP Asset의 토큰 바운드 계정(Token Bound Account)이다. 토큰 바운드 계정은 NFT가 다양한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 및 관리해주는 컨트랙트다. IP Account는 다음의 두 가지 핵심 기능을 통해 이를 가능하게 한다:
execute()
와 executeWithSig()
함수: IP Account는 execute()
함수를 통해 스토리가 지원하는 다양한 모듈을 호출하여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특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executeWithSig()
함수는 서명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트랜잭션을 실행하지 않아도 타인이 이를 대신 처리할 수 있게 하여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
고유 ID: ERC-6551 스펙에 따라 각 IP Account의 고유 ID는 NFT 주소, 토큰 ID 및 기타 정보를 기반으로 결정론적으로 생성되는데, ID는 IP Account의 주소로 사용된다. 이를 통해 IP Asset과 연계된 모든 데이터와 트랜잭션을 일관되게 관리하며, 다양한 모듈과 상호작용할 때 해당 주소가 참조된다.
2.2.3 모듈(Module)
모듈은 IP Account의 데이터를 변경하거나 라이선싱, 로열티 분배, 분쟁 해결 등의 작업을 처리할 때 호출되는 스마트 컨트랙트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라이선싱, 로열티, 분쟁 해결 모듈을 제공하며, 개발자들은 필요에 따라서 모듈을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라이선싱 모듈(Licensing Module): 라이선싱 모듈은 IP Asset에 라이선스 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파생 콘텐츠 생성, 로열티 관리, 상업적 활용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기본적인 구조 및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라이선스 템플릿(License Template): 라이선스 템플릿은 라이선스 조건을 정의하는 기본 틀이다. 라이선스 템플릿은 상업적 사용 허용 여부, 파생 콘텐츠 생성 허용 여부, 로열티 비율 등 다양한 조건을 설정할 수 있으며, 코드로 구현되어 IP Asset에 적용된다.
라이선스 조건(License Terms): 라이선스 템플릿을 기반으로 특정 IP Asset에 부여되는 조건이다. 한 번 설정된 조건은 변경할 수 없으며, 라이선스 토큰(License Token)의 형태로 표현된다. 라이선스 토큰을 보유한 사람은 해당 IP Asset의 파생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라이선스 토큰(License Token): 라이선스 토큰은 ERC-721 기반 NFT로, 특정 라이선스 조건을 나타내며, 토큰 보유자는 라이선싱 조건에 따라 IP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다.
훅(Hook): 훅 모듈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는지 검증하는 역할을 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인터페이스로, 기본적으로 검증, 설정 데이터 확인, 그리고 인터페이스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함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verify
함수는 특정 조건이 만족되는지 확인하고, validateConfig
함수는 설정이 올바르게 구성되었는지 검토하며, supportsInterface
함수는 해당 훅이 특정 모듈과 호환되는 지를 판단한다.
로열티 모듈(Royalty Module): IP Asset간 수익 흐름을 관리하는 핵심 모듈이다. 로열티 모듈은 파생 콘텐츠가 생성되거나 IP가 상업적으로 활용될 때 원작 IP나 부모 IP에게 자동으로 로열티를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로열티 모듈의 구조는 크게 로열티 정책, IP 로열티 볼트, 그리고 로열티 토큰으로 구성된다.
로열티 정책 (Royalty Policy): 로열티 정책은 Liquid Absolute Percentage (LAP), Liquid Relative Percentage (LRP) 혹은 특정 프로젝트나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춰 새로운 외부 로열티 정책(External Royalty Policy)을 설계하고 적용할 수 있다.
LAP는 IP 자산 간의 계층적 관계를 고려해 로열티 분배 비율을 설정하고 파생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이 부모 IP에게 자동으로 분배되도록 설계된 정책이다. 예를 들어, A → B → C 순서로 파생된 IP 체인이 있다고 가정하면, A가 부모 IP로서 5%의 로열티 비율을 설정했다면, B와 C가 발생시키는 모든 수익의 5%가 A에게 자동으로 전달된다. LAP에서는 부모 IP가 설정한 절대적인 로열티 비율이 계층적으로 누적되며, 상위 부모 IP들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공유하게 된다.
LPR는 각 부모 IP가 설정한 최소 로열티 비율에 따라 직접적인 파생 IP만이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즉, 파생 IP들이 생성한 수익이 부모 IP로 전달되되, 비율이 상대적인 방식으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A → B → C 순서로 파생된 IP 체인이 있다고 가정하면, B가 A에게 5%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C가 B에게 10%의 로열티를 지급할 경우, A는 C의 수익에 대해 10% * 5% = 0.5%의 권리를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외부 로열티 정책은 별도의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되며,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정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특정 플랫폼이 IP를 확산시키는 대가로 할인된 로열티 구조를 제공하는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IP 로열티 볼트 (IP Royalty Vault): 각 IP Asset은 로열티 수익이 저장되는 IP 로열티 볼트를 가지고 있다. 로열티 볼트는 해당 IP 자산의 모든 수익을 보관하며, 로열티 토큰 보유자는 이 볼트에 축적된 수익을 청구할 수 있다.
로열티 토큰 (Royalty Token): 로열티 토큰은 특정 IP Asset의 수익 분배 권리를 나타내는 ERC-20 토큰이다. 해당 토큰을 보유한 사용자는 자신이 보유한 토큰 비율에 따라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IP Asset이 로열티 조건을 5%로 설정했다면, 자식 IP들이 발생시키는 총 수익의 5%가 A에게 분배된다. 이 수익 분배 과정에서 스냅샷(Snapshot)이 호출되는데, 특정 시점의 로열티 토큰 보유 비율을 기록해 정확한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함수다. 로열티 토큰은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어 추후 IP 수익을 원하는 사용자 간의 시장이 활성화될 것을 보인다.
그룹화 모듈(Grouping Module): 그룹화 모듈은 여러 개의 IP Asset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듈이다. 그룹화된 IP Asset은 단일 라이선스 정책을 공유하며, 그룹 내 IP가 창출하는 수익을 공통 로열티 풀에서 배분할 수 있다.
그룹 IP Asset을 생성하려면, 먼저 그룹을 대표하는 ERC-721 NFT를 발행한 후, 이를 등록하여 그룹 IP Account를 생성해야 한다. 이는 개별 IP Asset의 등록 과정과 유사하며, 그룹 IP Account는 그룹 멤버 관리 및 보상 풀 운영을 담당한다.
그룹 IP Account는 일반적인 IP Account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라이선스 조건 설정, 파생 콘텐츠 생성, 모듈 실행 등의 작업을 지원한다. 다만, 그룹 단위의 IP 관리 기능이 추가되어 있으며, 특정 IP Asset을 그룹에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분쟁 모듈(Dispute Module): 스토리의 분쟁 모듈은 IP 자산 간의 저작권 및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중재 시스템이다. 분쟁 모듈은 중재 정책, 태그 시스템, 분쟁 판결 및 해제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IP 자산 간의 권리 침해, 라이선스 위반 등 다양한 문제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쟁 모듈의 기본적인 구조 및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중재 정책(Arbitration Policy)과 분쟁 제기(Raise Dispute): 분쟁이 발생하면 사용자는 raiseDispute
함수를 통해 해당 IP 자산에 대해 분쟁을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분쟁 제기자는 문제 삼을 태그(Tag)를 선택하고, 관련 증거를 제출하며, 중재 정책에 따라 수수료를 지불한다. 이후 최종 판결은 setDisputeJudgement
함수를 통해 설정되며, 판결이 한 번 내려지면 이후에는 변경이 불가능하다. 프로토콜 출시 초기에는 스토리 재단이 중재를 담당할 예정이나, 향후 다양한 3rd 파티 중재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재 판결(Set Dispute Judgement)과 태그 시스템(Tag Derivative If Parent Infringed): 특정 IP 자산이 침해됐다는 태그를 받으면 해당 자산은 라이선스 발행이 중단되며, 부모 IP와의 연결도 차단되고 모든 라이선스가 무효화된다. 또한, tagDerivativeIfParentInfringed
함수를 통해 부모 IP 자산의 침해 태그가 모든 자식 IP 자산에 자동으로 적용된다. 태그는 프로토콜의 거버넌스에 의해 사전 정의된 목록에 따라 부여되는데, 대표적으로 PLAGIARISM(표절) 태그가 있다. 이러한 태그가 부여되면, 해당 IP 자산은 프로토콜 내에서 상업적 활동을 제한받게 된다.
분쟁 해제(Resolve Dispute)와 태그 제거: 분쟁이 해결되면 resolveDispute
함수를 통해 태그를 해제할 수 있다. 부모 IP의 분쟁이 해결될 경우, 자식 IP의 태그도 자동으로 제거된다.
분쟁 취소(Cancel Dispute)와 비용 처리: 분쟁이 제기된 이후 해결 과정에서 분쟁이 불필요해지거나 오류로 인해 분쟁이 실수로 제기된 경우, cancelDispute
함수를 통해 분쟁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수료는 환불되지 않을 수 있다.
일각에서 실제로 분쟁이 일어날 경우 판결 결과에 대한 정당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하여, 제이슨 자오 대표는 신뢰의 시장(Marketplace of Trust)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답변하였다. 스토리에 등록된 모든 IP는 사전에 중재 정책을 명시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 정책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온체인 방식부터 오프체인 오라클을 활용한 방식까지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IP 소유자와 사용자 모두 선호하는 중재 정책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즉, 자유 시장 논리에 입각하여 신뢰할 수 없는 중재 정책은 시장에서 점차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 스토리의 입장이다. 참고로, 현재 스토리는 UMA 프로토콜 (UMA Protocol) 기반 중재 시스템만 지원하고 있으나, 향후 더 많은 옵션을 추가할 예정이다.
2.2.4 레지스트리(Registry)
레지스트리는 IP Account가 특정 모듈과 상호 작용할 때 필요한 데이터를 적시에 제공하거나 새로운 IP 혹은 라이선스가 등록될 때마다 그 정보를 갱신하는 등 블록체인의 글로벌 상태를 관리하는 중앙 저장소 역할을 한다. 레지스트리는 IP Asset 레지스트리, 라이선스 레지스트리, 그리고 모듈 레지스트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레지스트리마다 담당하는 역할이 다르다.
IP Asset 레지스트리: IP가 스토리에 등록될 때 해당 IP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레지스트리다. IP Asset 레지스트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IP의 상태값(state)을 관리하며 IP의 소유권, 메타데이터, 라이선스 상태 등을 추적하기도 한다. IP Asset 레지스트리는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그룹 IP Asset 레지스트리: 그룹의 IP Account는 그룹 IP Asset 레지스트리를 통해 등록 및 관리되며, 그룹 내 멤버 IP들과 수익 배분 구조를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 그룹 IP Asset 레지스트리는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라이선스 레지스트리: 라이선스 레지스트리는 라이선스 조건, 부모-자식IP간 관계, 그리고 특정 IP에 부여된 라이선스 토큰 등의 데이터를 관리한다. 예를 들어, IP Asset에 특정 라이선스가 부여되면 해당 라이선스는 라이선스 레지스트리에 등록된다. 이후 자식 IP가 생성되면, 라이선스 레지스트리는 부모 IP와의 관계를 추적하고 로열티 분배를 조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라이선스 레지스트리는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모듈 레지스트리: 모듈 레지스트리는 스토리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모듈과 훅(hook)을 관리한다. 모듈 레지스트리는 어떤 모듈이 프로토콜에서 승인되어 사용될 수 있는 지를 제어하고 모듈이 IP Account와 상호 작용할 때 그 상태를 기록한다. 개발자들은 모듈 레지스트리를 통해 자신이 만든 모듈을 등록하고, 다른 IP Account와 연동하여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도 있다. 모듈 레지스트리는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2.2.5 액세스 컨트롤러 (Access Controller)
액세스 컨트롤러는 스토리 전반의 권한 관리를 담당하며, IP Account, 모듈, 레지스트리 간 상호작용이 승인된 사용자만 가능하도록 제어한다. 핵심적으로 Permission Table을 유지하며, 특정 서명자(호출자)가 특정 모듈에서 특정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권한은 허용(Allow), 거부(Deny), 기권(Abstain)의 세 가지 상태로 설정되며, 기권 시 상위 계층의 권한 규칙이 적용된다. 또한, 스토리는 와일드카드(wildcard)를 지원하여 다수의 모듈 또는 기능에 동일한 권한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화이트리스트 및 블랙리스트 설정이 가능하다.
권한 검사는 세 가지 주요 호출 방식에서 이루어진다: (1) IP Account가 모듈을 호출하는 경우, (2) 모듈 간 호출이 발생하는 경우, (3) 모듈이 레지스트리에 접근하는 경우. 각 호출 경로에서 개별적인 권한 검증이 수행되어 모든 트랜잭션이 사전 정의된 보안 규칙을 준수하도록 보장된다. 또한, IP Account의 소유권이 이전될 경우 기존 권한이 자동으로 해제되며, 새로운 소유자만이 해당 IP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디지털 콘텐츠가 폭넓게 유통되고 IP의 사용 방식이 다각화됨에 따라 기존의 라이선스 시스템은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제약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통 미디어 업계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와 같은 라이선스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용 권리의 설정 등 매 조건마다 별도의 계약서를 요구하여 이를 작성 및 관리하는 것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예로, 다른 플랫폼에서 미키 마우스를 활용하고 싶은 경우, 수십 장에서 수백 장에 달하는 계약서를 디즈니와 작성해야 하며, 이 과정은 몇 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이루어지기도 한다. 소수의 유명 창작자 혹은 대형 IP 프렌차이즈들만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자본적 여유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PIL은 복잡한 라이선스 계약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계약서내 명시되어 있는 조건들을 온체인에서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IP를 어떤 식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지를 규정하는 PIL은 해당 IP가 법적으로 보호되고 정당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보증한다. PIL을 통해 설정된 라이선스 조건은 코드로 명확히 정의되어 자동으로 집행되며, IP 소유자와 사용자 모두 이를 준수해야 하는 강제성을 갖는다. PIL의 Legal Text v1.3 버전은 해당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Source: Programmable IP License V1.3
창작자들은 스토리가 제공하는 PIL 양식을 통해 창작물에 대한 상업적 사용 여부, 파생IP 생성 조건, 로열티 비율 등을 설정하여 간편하게 사용하거나 입맛에 맞게 라이선스를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스토리는 PIL이 온체인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법적 유효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률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계약서를 설계했으며, 계약서가 지적 재산권에 대한 국제적 표준을 준수하도록 노력했다. PIL의 목표는 라이선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IP 활용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IP 산업에서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투자 계약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SAFE 계약서는 스타트업이 초기 자금을 유치할 때 흔히 사용하는 투자 계약서다. Y콤비네이터가 복잡한 투자 과정을 단순화하고,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에게 명확하고 공정한 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이 계약서는 현재 Y콤비네이터뿐만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 유치 시 표준 계약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PIL의 기본적인 속성은 온체인 파라미터와 오프체인 파라미터로 구분된다. 온체인 파라미터는 라이선스의 주요 조건을 코드화하여 IP 자산의 상업적 활용을 관리하는데, 대표적으로 라이선스의 양도 가능 여부(transferable
), 로열티 정책(royaltyPolicy
), 라이선스 발행 수수료(mintingFee
), 상업적 사용 허용 여부(commercialUse
), 그리고 저작자 표시에 대한 요구 사항(commercialAttribution
)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파라미터들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집행된다.
반면, 오프체인 파라미터는 IP가 실제로 활용되는 환경과 관련된 세부 조건을 정의한다. 여기에는 IP의 사용이 허용되는 지역(territory
), 배포 채널(channels of distribution
), 콘텐츠 표준(content standards
), 그리고 라이선스 조건의 법적 관할(governing law
)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오프체인 파라미터는 라이선스의 URI 필드에 저장되어 필요 시 참조된다.
스토리는 IP 자산 활용의 목적과 환경에 맞게 앞서 설명한 함수들을 조합하여 다양한 버전의 PIL을 사전에 구성하였는데, 대표적인 예시로 비상업적 소셜 리믹스(Non-Commercial Social Remixing), 상업적 사용(Commercial Use), 상업적 리믹스(Commercial Remix),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등이 있다.
Source: Commercial Use PIL Term On-Chain Values
스토리도 이더리움이나 솔라나처럼 튜링 완전한 블록체인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나, 기존 산업내 특정 문제부터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범용(general purpose) 블록체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이슨 자오 대표는 이러한 블록체인을 목적 중심 블록체인(Purpose-Built Blockchain)이라고 정의한다.
목적 중심 블록체인과 범용 블록체인은 타겟 시장, 전략, 목표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그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범용 블록체인은 다양한 사용 사례를 포괄하며 특정 산업에 구애받지 않는 반면, 목적 중심 블록체인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적화된 인프라와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산업이 발전하고 성숙하면서 각 분야가 세분화되고 분업화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목적 중심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는 의료 시스템에서 특정 질환에 맞는 전문의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전문의는 해당 분야에서 깊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 특정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찬가지로, 목적 중심 블록체인은 특정 사용 사례에 최적화된 구조와 기술적 우위를 형성하며, 문제 해결에 필요한 모든 리소스를 해당 분야에 집중한다. 스토리의 경우, 인프라 레이어에 밸리데이터 노드 스토리지, IP 그래프 탐색 및 연산 최적화 로직, 프리컴파일된 프리미티브와 PoC 프로토콜과 같은 핵심 비즈니스 로직이 포함되어 있다.
반면, 목적 중심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단점은 TAM(Total Addressable Market), 즉 타겟 시장의 크기일 수 있다. 범용 블록체인에 비해 특정 산업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TAM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으며 해당 네트워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 활동의 범위와 규모 역시 특정 산업에 한정된다. 목적 중심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수단’ 내러티브 혹은 이더리움의 ‘월드 컴퓨터’와 같은 광범위한 내러티브를 형성할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다행히도, 스토리가 겨냥하는 IP 시장은 수조~수십 조 달러 규모에 달하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게임, 패션, 예술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USPTO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IP 관련 산업은 6,300만 개의 일자리, 즉 미국 전체 고용의 44%를 차지했으며, 이들 산업은 미국 GDP의 7조 8천억 달러를 창출했다. IP는 인간의 감수성과 문화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온 분야이기도 하다. 금융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일반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5분도 채 사용하지 않는 반면, IP 콘텐츠를 소비하는 넷플릭스나 틱톡과 같은 콘텐츠 플랫폼은 하루에 2시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카테고리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 분석 결과, 소셜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앱은 각각 35%, 33%를 차지했던 반면, 금융 애플리케이션은 고작 1%를 차지했다. 이는 스토리가 겨냥하는 IP 및 콘텐츠 시장이 대중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그 시장 잠재력의 크기를 방증한다. 스토리가 크립토 대중화의 새로운 동력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토리의 비전이 성공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새로운 L1 블록체인을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토리의 논리는 이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그 이론이 현실 세계에서 실현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도전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비전이 성공적으로 현실 세계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규제 체계와 시장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와 대응이 필수적이며, 규제 당국 및 IP 산업내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협조를 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술적 구현은 첫 걸음을 떼는 것에 불과하다. 향후 스토리가 직면할 주요 과제는 기술적인 도전을 넘어 법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제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풀어나가는지가 스토리의 장기적인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다행히 스토리는 이와 관련하여 눈에 띄는 성과들을 다수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장에서는 스토리가 달성한 주요 성과, 잠재 사용 사례 분석, 그리고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를 다룬다.
스토리 프로토콜이 IPfi의 개념을 현실로 구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아리아 프로토콜이 BLACKPINK, BTS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주요 음악 IP를 스토리에 온보딩하면서, 조각화된(fractionalized) 음악 저작권의 온체인 거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국면을 맞이했다. 이는 단순한 개념 검증을 넘어, 음악 IP의 소유권과 수익 분배 구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첫 번째 실제 사례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Source: Aria Protocol
그러나 단순히 음악 IP를 확보하고 로열티를 토큰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과제는 오프체인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을 정확하게 추적하고, 이를 온체인 자산으로 투명하게 반영하는 것에 있다. 이제 음악 IP 온체인화의 각 단계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4.1.1 음악 저작권 확보
음악 로열티를 온체인화하려면 가장 먼저 저작권을 확보해야 한다. 음악 저작권은 일반적으로 마스터 권리(Master Rights)와 퍼블리싱 권리(Publishing Rights) 두 가지로 나뉘며, 각 권리의 소유자는 서로 다른 수익 흐름을 갖는다.
마스터 권리: 곡의 녹음된 음원(레코딩)에 대한 권리로, Universal Music Group, Sony Music, HYBE와 같은 주요 레이블이 소유.
퍼블리싱 권리: 곡의 멜로디, 가사, 편곡 등 작곡 요소에 대한 권리로, 일반적으로 작곡가 및 음악 출판사가 보유.
이 두 가지 권리는 개별적인 라이선스 계약과 정산 과정을 거치므로, 아리아 프로토콜이 확보한 저작권의 범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리아 프로토콜이 획득한 마스터 권리 및 퍼블리싱 권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아리아 프로토콜은 음악 저작권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직접 라이선스 계약 체결: 레이블 및 퍼블리셔와 개별 협약을 맺고 권리를 획득.
2차 시장에서의 저작권 매입: Hipgnosis, Royalty Exchange 등 저작권 거래 기업을 통한 인수.
저작권 중개 플랫폼과의 협업: JKBX, SongVest 등을 활용하여 저작권을 확보.
그러나 음악 산업 특성상 저작권의 실제 소유 내역을 명확히 공개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단순한 권리 확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기반으로 온체인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4.1.2 로열티 수익 추적 및 정산
저작권을 확보한 후에는 음악 로열티를 정확히 추적하고 수집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음악 산업의 결제 구조는 다수의 중개 기관을 통해 운영되며, 수익 흐름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표적인 로열티 유형과 주요 관리 기관은 다음과 같다.
스트리밍 로열티: Spotify, Apple Music, YouTube 등의 플랫폼이 레이블 및 퍼블리셔에게 지급.
기계적 복제 로열티 (Mechanical Royalties): 디지털 다운로드 및 CD·LP 등 피지컬 음반 판매에서 발생하며, 미국에서는 MLC(The Mechanical Licensing Collective), 영국에서는 MCPS(Music Copyright Protection Society)가 관리.
퍼포먼스 로열티 (Performance Royalties): 라디오, TV, 라이브 공연 등에서 발생하며, ASCAP, BMI, PRS 등의 공연권 단체(PROs)가 징수 및 분배.
싱크 라이선스(Synchronization Fees): 영화, 광고, 게임 등에 음악이 삽입될 때 발생하는 수익으로, 일반적으로 개별 협상을 통해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됨.
이처럼 로열티 수익원이 다변화되어 있기 때문에, 아리아 프로토콜이 확보한 저작권 유형에 따라 수익 징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주요 저작권 관리 기관에 권리자로 등록 (ASCAP, BMI, The MLC, SoundExchange 등)
레이블 및 퍼블리셔와 직접 로열티 지급 계약 체결
3자 로열티 추적 서비스 활용 (Audiam, Stem, Songtrust 등)
특히 음악 산업에서 로열티 누락 및 과소 지급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명한 정산 구조와 수익 검증 시스템은 필수적이다. 아리아 프로토콜은 로열티 수익이 온체인으로 정확하게 이전되었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검증 절차를 도입하고 정기적인 수익 보고서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4.1.3 오프체인 로열티의 온체인화
로열티가 수집된 후, 다음 단계는 이러한 오프체인 수익을 온체인 자산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프로세서를 활용하여 법정화폐 기반 로열티를 온체인에서 활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절차를 포함한다.
먼저, 수집된 로열티는 Circle 또는 Fireblocks와 같은 결제 프로세서를 통해 USDC 또는 USDT로 변환된다. 이후 변환된 스테이블코인은 스토리 프로토콜의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되며, 이를 기반으로 $RWIP 토큰이 발행된다. $RWIP는 해당 로열티 흐름에 대한 조각화된 소유권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이 이를 거래하거나 보유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체인 예치금이 실제 오프체인에서 수집된 로열티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만약 수집된 로열티가 온체인에서 과소 혹은 과대 반영될 경우, $RWIP의 가치가 왜곡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독립적인 감사 절차와 온체인 투명성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로열티의 온체인 전환 주기와 일정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 수익 정산이 불규칙하게 진행될 경우, $RWIP 보유자는 유동성 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시장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1.4 유동성 부트스트래핑
$RWIP가 원활하게 거래되고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아리아 프로토콜은 StakeStone LiquidityPad를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를 통해 총 1,095만 달러(약 146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StakeStone을 통한 유동성 공급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용자가 StakeStone의 Aria Premiere Launch를 통해 USDC 또는 USDT를 예치하면, 해당 자산이 약 3개월 동안 락업된 후 $RWIP 토큰으로 변환된다. 이후 발행된 $RWIP는 DEX에서 거래되거나 스테이킹 혹은 대출 시장에서 담보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4.1.5 수익 분배 및 온체인 정산 프로세스 구축
$RWIP가 발행된 후, 아리아 프로토콜은 지속적인 로열티 수익 분배를 통해 토큰 보유자들에게 정기적인 수익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아리아 프로토콜은 연간 예상 수익률을 6~7%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수익은 스트리밍, 라이선스, 공연 로열티 등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수익 흐름에 기반한다. 이를 위해 아리아 프로토콜은 오프체인에서 발생한 로열티 수익을 일정 주기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변환하여 $RWIP 보유자들에게 온체인에서 분배하는 구조를 갖추었다.
그러나,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하려면 앞서 말한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투명한 수익 보고 체계: $RWIP 보유자들은 온체인에서 분배되는 수익이 실제 로열티 수익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보고된 수익과 실제 지급된 수익 간 차이가 발생할 경우, 이는 신뢰 하락을 초래하고 $RWIP 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수익 보고 및 독립적인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정산 일정: 로열티 징수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거나 온체인 전환이 불규칙하게 진행될 경우, $RWIP 보유자들은 유동성 부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장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산 일정 및 지급 주기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온체인 데이터 검증 및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 $RWIP가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온체인 데이터 검증 시스템, 예측 가능한 정산 일정,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온체인화된 로열티 수익이 실질적으로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는지 검토해야 한다. 단기적인 토큰 인센티브가 아니라, 실제 음악 IP의 수익 창출 능력이 $RWIP의 장기적 가치를 뒷받침해야 한다.
4.1.6 소결
BTS의 The Truth Untold의 저작권 확보 사례는 스토리가 음악 IP의 온체인화 역량을 실제로 갖추었으며, 기존 음악 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BLACKPINK, Justin Bieber, Miley Cyrus, Dua Lipa, Katy Perry, BIGBANG 등의 아티스트 IP들이 추가됨에 따라, 스토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미국 국채(U.S. Treasuries)와 같은 전통적인 RWA 대비 토큰화된 IP는 몇 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특정 기관이나 업계 관계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IP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접근성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단순한 수익 배분을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권리를 제공한다.
참고로, 미국 국채는 대표적인 RWA로 약 27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전 세계 IP 산업의 가치는 61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토큰화된 IP가 전통적인 금융 자산보다 더 큰 시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국채는 오프체인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온체인 활용성이 제한적이며 수익 창출 방식이 단순한 이자 수익에 국한된다. 반면, 아리아 프로토콜이 추진하는 음악 IP 토큰화 모델은 소유권, 거버넌스, 수익 모델을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이러한 점에서, 아리아 프로토콜은 Ondo, Mantra 등과 같은 RWA 토큰화 프로젝트들과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RWIP 모델이 어떻게 발전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음악 IP의 온체인화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그 핵심은 투명성, 검증 가능한 수익 흐름,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온체인 분배 시스템 구축에 달려 있다. 이는 단순히 음악 IP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RWIP 모델이 직면한 공통된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음악을 시작으로 한 IP 토큰화의 발전 과정은 다른 유형의 RWIP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IP가 주요 RWA 자산군 중 하나로 자리 잡는 데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토리는 IP 등록 시 라이선스 계약을 간편하게 작성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계약 조건이 자동으로 강제 이행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온체인 상에서 라이선스가 자동 집행된다고 해도, 현실 세계에서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결국 스토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블록체인 기반의 IP 보호 시스템이 오프체인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가령, 누군가가 스토리에 등록된 IP를 무시하고 오프체인에서 무단 사용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스토리는 PIL을 통해 온체인에서 권리를 자동으로 집행할 수 있지만, 오프체인에서는 법적 보호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스토리는 PIL을 국제 저작권 체계와 연계하여 법적 효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4.2.1 국제 저작권 체계와의 정합성
PIL은 스토리팀이 법률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작성한 계약서로, 국제적 지식재산권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 특히, PIL은 베른 협약(Berne Convention)과 정합성을 갖도록 설계되었는데, 베른 협약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와 유네스코가 주도하는 국제 저작권 보호 체계로, 가입국 간 저작권 보호를 상호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180개국 이상이 베른 협약에 가입되어 있으며, 협약에 따른 보호를 받기 위해 별도의 등록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글로벌 IP 보호에 중요한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따라서, 스토리에 등록된 콘텐츠가 베른 협약을 준수하는 국가에서 무단 사용될 경우,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PIL의 법적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
Source: Berne Convention Membership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각국의 저작권 보호 수준이 상이하며, 베른 협약이 보장하는 법적 효력이 실제로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하는지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협약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개별 국가의 법체계와 집행 역량에 따라 IP 보호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 유럽, 미국과 같이 저작권 보호가 강력한 지역에서는 스토리의 PIL이 보다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규제가 미흡해 실질적인 보호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한계는 단순히 스토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저작권 보호 시스템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다. 2020년 미국 법원(United States Courts)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IP 침해로 인한 글로벌 경제적 손실은 2,250억~6,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 건수만 해도 연평균 6,0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작권 보호 체계가 존재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저작권 침해 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가 국경을 초월해 빠르게 유통되는 환경에서는 법적 보호만으로는 저작권 침해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스토리는 법적 보호 수단을 보완하는 동시에, 기술적으로도 IP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토리는 법적 프레임워크를 보완할 기술적 해결책으로 C2PA(Coalition for Content Provenance and Authenticity) 표준을 도입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4.2.2 C2PA 표준 통합
C2PA는 Microsoft, Adobe, Google, Meta, Sony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주도하는 디지털 콘텐츠 인증 연합체로, 현재 Web2와 Web3를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는 표준이다. C2PA의 도입은 스토리의 온체인 저작권 보호 모델을 오프체인 환경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ource: C2PA
C2PA는 디지털 콘텐츠에 암호학적 서명을 삽입함으로써, 콘텐츠의 출처와 소유권을 인증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 검증 방식과는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해당 콘텐츠가 온체인을 떠나더라도 원본 출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기존의 온체인 저작권 보호 모델이 블록체인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것과 달리, C2PA를 활용하면 동일한 소유권 정보가 Web2 환경에서도 유지될 수 있으며,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을 거치더라도 변조되지 않은 원본 출처를 검증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스토리가 구축한 PIL이 오프체인에서도 지속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술적 요소로 작용한다. 스토리의 PIL이 온체인에서 저작권을 자동으로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면, C2PA는 콘텐츠가 블록체인을 떠난 이후에도 무단 복제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C2PA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원본성과 저작권 보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AI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의 출처를 검증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이며, AI가 특정 IP를 활용하여 생성한 콘텐츠가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다. C2PA를 활용하면, AI가 생성한 콘텐츠와 인간이 제작한 콘텐츠를 명확히 구별할 수 있으며, AI가 특정 IP를 학습하여 생성한 경우 이를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generated 콘텐츠의 원본성을 보다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으며, AI 학습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 보호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서비스인 달리3에도 C2PA 워터마크 기술이 도입되어 있다.
C2PA의 도입은 스토리와 기존 Web2 미디어 산업간의 연결성 및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블록체인 기반 저작권 보호 모델은 Web3 생태계 내부에서만 작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C2PA는 이미 Microsoft, Adobe, Google, Meta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표준이기 때문에, 스토리는 이를 통해 Web2 미디어 산업과의 정합성을 확보할 수 있다. 스토리가 단순한 Web3 네이티브 저작권 보호 솔루션이 아니라, 기존 대형 IP 기업 및 콘텐츠 제작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다만, 2차 창작 수익 및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이 온체인으로 정확히 보고되지 않거나, 창작자가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러한 오라클 문제는 온체인 데이터의 신뢰성을 저해하고, 나아가 스토리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이슈다. 또한, 창작자 입장에서 매번 법정화폐 형태의 수익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변환해야 하는 과정은 사용자 경험을 저해할 수 있는 큰 허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토리는 추후 페이먼트, 플랫폼, AI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기업들과 협업하여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
나아가 섹션 1.2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표현만을 보호 대상으로 삼는 현행 저작권법의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모든 창작물을 완벽히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스토리의 목표는 적어도 온보딩된 IP의 '표현(expression)' 영역만큼은 법적으로 명확하게 보호하는 것이며, 작품 속 모든 픽셀 뒤에 숨겨진 의도(intent)까지 일일이 추적하거나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작품과 이용 조건을 명시하고, 이용자는 이를 보고 수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창작자가 제시한 조건에 동의하는 이용자만 작품을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창작자의 브랜드나 인지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결국 이 접근법의 핵심은 창작자들에게 공식적인 온체인 라이선싱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한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인프라에서는 창작자에게 이러한 선택권조차 부여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AI 시대에서 창작자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
Source: portal.story.foundation
스토리는 2024년 3월 10일, IP 포털 퍼블릭 프리뷰를 출시하며 IP 등록와 라이선스 관리 과정을 간소화했다. 이번 공개 버전에서는 IP 등록, 라이선스 설정, AI 학습 허용 여부 선택 등의 기능이 제공되며, 향후 정식 서비스가 출시됨에 따라 라이선스 발급 자동화, 로열티 정산, IP 분쟁 해결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IP 보유자는 손쉽게 자산을 온체인화하고, 사전 설정된 조건에 따라 2차 창작을 허용하며,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수익을 자동으로 정산받을 수 있다.
스토리가 2차 창작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핵심 앱을 마련한 가운데, 남은 과제는 기존 산업의 주요 IP 기업들을 설득하여 스토리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디즈니, 닌텐도, 넷플릭스, 슈에이샤 등 기존 IP 보유 기업들이 스토리에 합류할 경우, 생태계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지만, 이들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높다. 새로운 인프라로 전환하는 것은 높은 비용과 리스크를 수반하며, 검증되지 않은 모델을 도입하기보다 현재의 라이선스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스토리에 관심을 가질 만한 요인은 2차 창작 시장의 경제적 잠재력에 있다. 일본의 동인지 시장은 2차 창작이 IP 확산과 팬덤 강화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23년 기준 일본 동인지 시장 규모는 약 7억 달러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매출로 잡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원작의 인지도와 팬층 확대에 기여한다. 서구권에서도 팬픽션 플랫폼인 Archive of Our Own(AO3)에는 1,460만 개 이상의 창작물이 등록되어 있으며, FanFiction.net에는 해리포터 관련 팬픽션만 85만 개 이상이 올라와 있다. 팬 창작물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이는 IP의 지속적인 관심과 가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2차 창작 시장은 주로 비공식적인 경로로 운영되며, 원작자에게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IP 기업들이 이를 공식적으로 관리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기회가 열린다. 창작자들 역시 공식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장될 것이다. 스토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2차 창작을 합법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AI 창작물에도 동일한 구조를 적용할 수 있다. AI가 원작자의 콘텐츠를 학습해 새로운 창작물을 생성할 경우, 그 수익 일부를 원작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모델은 게임 산업의 유저 생성 콘텐츠(UGC) 생태계와 유사하며, 해당 생태계의 성장 속도를 통해 그 잠재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2024년 포트나이트 창작자들에게 총 3억 5,200만 달러를 지급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창작자 수는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유저가 제작한 콘텐츠의 총 플레이 시간은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창작하고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 2차 창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ource: Unreal Engine for Fortnite (UEFN)
스토리는 단순히 2차 창작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IP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스토리만의 독점적 영역이 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디즈니, 애플, 구글과 같은 대형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며 경쟁력을 확보해왔으며, 스토리의 모델이 성공적으로 검증될 경우 이들 역시 독자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개발해 IP를 직접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중단하고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Disney+)를 출시한 사례나, 애플이 인텔 칩을 대체하고 자체 프로세서(M 시리즈)를 개발한 사례는 이러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스토리는 기존 IP 기업들에게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기존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했던 확장성과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 이들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설득력을 확보해야 한다. IP 포털의 도입은 2차 창작 생태계 활성화의 시작점이며, 스토리가 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크립토 산업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2024년 하반기 Truth Terminal 출시 이후 크립토 산업은 Crypto X AI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개발되던 ai16z, 버추얼스 프로토콜(Virtuals Protocol), Zerebro 같은 프로젝트들이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공개하며 이 흐름에 가속도를 더했다. 오늘날 버추얼스 프로토콜과 ai16z의 Eliza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성된 에이전트는 수천, 수만 개에 달하며, 디파이, 게임, 보안 등 다양한 크립토 프로젝트들이 AI 에이전트를 서비스에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시장의 트렌드가 아니라, 에이전트 중심 경제의 출현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오늘날의 AI 에이전트는 주어진 명령을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진정한 에이전트 경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에이전트가 자율성(autonomy)을 갖추고 독립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며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생태계가 구축될 때 비로소 ‘에이전트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다. 에이전트는 환경을 인지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행동하며, 내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에이전트는 범용 시스템이 아니라,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4.4.1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의 등장
현재의 AI 에이전트는 특정 도메인에 맞춰 최적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 첫째, 에이전트의 성능은 접근 가능한 데이터의 품질과 특이성(specificity)에 크게 의존한다. 금융 데이터를 학습한 에이전트는 금융 분석에 강점을 보이지만, 의료 진단과 같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특정 과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된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는 범용 모델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과 정확성을 제공할 수 있다. 알고리즘 기반의 거래, 기후 모델링, 콘텐츠 생성 등의 작업에서 최적화된 에이전트는 분업을 통해 전체적인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는 인간이 산업혁명 당시 분업(division of labor)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했던 것과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Source: SimplyPsychology
그러나 이러한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가 증가할수록 에이전트 간 데이터 비대칭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비대칭성은 각 에이전트가 특정 데이터셋과 모델을 활용해 전문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다른 에이전트와의 협력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한 에이전트가 보유한 데이터와 모델이 다른 에이전트가 접근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면, 이를 거래하거나 라이선싱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특히 에이전트가 생성하거나 소유한 IP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희귀 질환 데이터셋을 보유한 의료 진단 에이전트는 해당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제약 연구 에이전트와 협력할 수 있으며, 특정 예술 스타일 데이터를 축적한 아카이브 에이전트는 이를 활용해 콘텐츠를 생성하려는 에이전트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즉, IP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에이전트의 DNA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이를 교환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미 이러한 흐름은 현실화되고 있다. Zerebro는 NFT 컬렉션을 발행하며, AI 에이전트가 자체적으로 IP를 생성하고 이를 활용하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AI 에이전트가 생성한 창작물은 온체인에서 인증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IP 거래는 에이전트가 스스로 학습하고 역량을 확장하는 기반이 되며, 중앙화된 데이터 제공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역할도 수행한다.
Source: Zerebro’s NFT Collection “angelic affluence”
에이전트 경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의 장(market for knowledge)’이 필요하며,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오늘날 블록체인은 에이전트들에게 디지털 지갑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경계 없는 실시간 결제와 무허가(permissionless) 거래를 가능하게 하며,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을 자동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블록체인 인프라는 금융 거래를 넘어선 IP 거래 및 관리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지니고 있다.
향후 IP 거래가 에이전트들 간 경제활동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스토리는 이러한 흐름에 대비해 에이전트들이 데이터, 창작물, 혹은 독점 정보를 자율적으로 판매하고, 라이선싱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해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이는 에이전트들이 인간이나 중앙화된 데이터 제공자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Agent TCP/IP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으로, 에이전트들이 온체인에서 직접 IP를 관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토콜이다. 이 프레임워크는 에이전트 간 라이선스 거래를 자동화하며, 무허가형 경제 모델을 기반으로 에이전트들이 직접 IP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IP 기반의 협업 모델이 형성되며, 에이전트들은 특정 지식을 공유하거나 판매하면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
4.4.2 Agent TCP/IP: 에이전트간 자율적인 IP 거래를 위한 표준
Agent TCP/IP는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에이전트간 자율적인 협상, 계약 체결, 경제활동 등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IP를 에이전트의 핵심 자산으로 간주하며, IP를 제공하는 에이전트가 요청자와의 상호 동의에 따라 거래 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Agent TCP/IP는 데이터의 거래가치와 필요성에 따라 거래 조건(terms)을 설정하고, 협상(negotiation)을 통해 최적의 계약을 도출하며, 이를 법적 구속력을 갖춘 스마트 컨트랙트로 기록 및 실행할 수 있게 한다. 구체적인 ATCP/IP 기반의 거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ATCP/IP 프로세스
Step1. 정보 요청 (Request for Information): 요청 에이전트가 특정 데이터를 요청하고, 제공 에이전트가 해당 정보를 IP로 간주할 경우 거래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Step2. 조건 설정 (Terms Formulation): 제공자가 요청된 IP의 가치와 사용 목적에 따라 적합한 라이선스 조건을 설정한다.
Step 3. 협상 (Negotiation) (선택사항): 필요에 따라 요청자와 제공자가 조건을 협상할 수 있으며, 상호 합의되면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
Step 4. 계약 체결 및 수락 (Acceptance): 요청 에이전트는 제공자의 조건을 수락하고 변경 불가능한 계약 토큰(agreement token)을 생성한다. 해당 토큰은 거래 조건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역할을 하며, 필요에 따라 스토리의 로열티 시스템을 활용해 선결제나 반복 결제 조건을 자동화할 수 있다.
Step 5. 정보 제공 (Information Delivery): 계약이 체결되면 제공자는 요청된 IP를 합의된 방식으로 전달한다. 해당 과정은 라이선스 발행과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별도의 추가 작업이 필요 없다.
Step 6. 수령 확인 (Acknowledgment of Receipt) (선택적): 요청 에이전트가 제공받은 IP에 대한 영수증를 보내고 거래를 공식적으로 종료한다.
Agent TCP/IP는 거래 조건을 설정할 가치가 있는 정보에 초점을 맞추며, 모든 데이터 교환을 규제하기보다는 제공 에이전트에게 고유하거나 중요한 정보 위주로 다루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불필요한 데이터 교환을 줄이는 동시에 거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특히 조건 시스템(terms system), 협상 단계(negotiation phase), 그리고 최종 계약(ultimate agreement)의 설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Agent TCP/IP는 agent-to-agent contract를 통해 거래를 자동화한다. Agent-to-agent contract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에 법적 래퍼(legal wrapper)를 추가하여, 온체인 계약이 오프체인에서도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특정 계약 조건이 온체인에서 이행되지 않을 경우, 피해를 입은 에이전트는 법적 래퍼를 통해 현실 세계의 법적 제도를 활용하여 계약을 강제 집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TCP/IP는 디지털 환경과 현실 세계 간의 신뢰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Agent-to-agent contract는 궁극적으로 에이전트에게 법적 인격(legal personhood)을 부여하여 인간 개입 없이도 자율적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실행과 상태 변화가 블록체인에 기록되므로,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보장된다. 또한, 실시간 감사 기능을 통해 계약의 조건과 결과를 참여 에이전트들이 직접 검토할 수 있어, 모호한 조건으로 인한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Agent-to-agent contract의 대표적인 구현체가 바로 섹션 2.3에서 언급한 PIL이다.
Agent TCP/IP는 플러그인 및 모듈 형태로 제공되어 ai16z의 Eliza, Crossmint의 GOAT, Zerebro의 ZerePy, Vercel AI, 버추얼 프로토콜의 G.A.M.E 등 다양한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의 통합을 지원한다. 실제로, 스토리는 Eliza 프레임워크를 위한 플러그인을 2024년 12월 15일에 개발 완료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에이전트를 설계 및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특히, ATCP/IP를 통해 계약 협상, 토큰 발행, 온체인 검증, 법적 래퍼 처리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간소화함으로써, 전문적인 기술 지식이 부족한 개발자들도 에이전트 생태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Source: Agent TCP/IP: An Agent-to-Agent Transaction System
또한, Agent TCP/IP는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보장하여 에이전트들이 특정 프레임워크에 종속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단일 플랫폼에 에이전트를 고립시키지 않고, 다양한 생태계 내 에이전트 간 거래와 협력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Eliza SDK를 기반으로 구축된 에이전트가 GOAT SDK 기반 에이전트와 IP를 요청하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상호운용성은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여 분산된 에이전트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한다.
Agent TCP/IP는 특정 플랫폼이나 환경에 종속되지 않도록 설계되었지만, 스토리는 이미 그 구현을 위한 핵심 요소를 다수 내장하고 있으며, IP 관리 및 거래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스토리는 향후 에이전트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4.4.3 MCP 통합: 에이전트와 현실 세계 데이터 연동
Agent TCP/IP를 통해 에이전트 간의 협상, 거래, 계약 집행을 위한 표준을 정의했다면, 다음으로 할 일은 에이전트로 하여금 외부의 시스템, 도구,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AI 모델은 상태를 유지하지 않는(stateless) 출력 중심 구조로 작동한다. 즉, 생성된 콘텐츠는 저작권, 라이선스, 경제적 맥락에 대한 내재적 이해 없이 단순히 결과물로 존재하며, 생성 이후에는 그 소유나 경제 활동과 분리된 채 남겨진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지금까지는 C2PA와 같은 오프체인 프레임워크나 각 프로젝트별 맞춤형 API 연동이 요구되어 왔다.
이에 스토리는 최근 클로드(Claude)의 Model Context Protocol (MCP)을 통합하였다. MCP는 AI 에이전트와 외부 시스템 간의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는 새로운 오픈 프로토콜로, API, 데이터베이스, 개발 도구, 그리고 블록체인과 같은 외부 자원에 모델이 구조화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CP는 AI 생태계에 있어 ‘USB-C’에 비견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며, 각기 다른 환경에 맞춰 수작업으로 구현하던 파편화된 연동 과정을 대체하는 단일 접점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스토리는 자사 인프라를 에이전트의 런타임 환경에 확장하였다. 이제 MCP를 통해 에이전트는 스토리 블록체인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온체인 데이터 조회: 토큰 잔액, 거래 내역, NFT 보유 정보 등 다양한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IP 등록 및 라이선스 발행: 창작물의 민팅, 메타데이터 관리, 라이선스 조건 설정 등 IP 온체인화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IP 기반 작업의 자동화: 로열티 정산, 라이선스 발급, 사용 조건 이행 등을 포함한 콘텐츠 워크플로우를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MCP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나, 이미 Block(결제 인프라), Apollo(API 관리), Replit(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Sourcegraph(코드 검색 및 분석) 등 다양한 도구 및 개발 환경에서 채택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통합 사례들은 AI가 시스템 수준에서 직접 API를 호출하거나,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결제를 수행하는 등 점차 실행 주체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스토리의 MPC 통합은 단순히 AI를 워크플로우에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탈중앙 콘텐츠 경제에 AI를 참여시키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른 유스 케이스와 차별화된다. MCP를 통해 에이전트는 콘텐츠의 생성뿐만 아니라, 그 소유권을 등록하고, 사용 조건을 설정하며, 경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더 이상 인간 사용자에 의존하지 않고, 온체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MCP와 Agent TCP/IP의 결합은 에이전트가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경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MCP는 에이전트가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관문 역할을 하며, Agent TCP/IP는 그 정보에 기반한 계약과 거래를 구조화하는 신뢰 레이어를 형성한다.
이처럼 에이전트 중심 경제가 구체화되어 가는 지금, 스토리는 이 두 축을 모두 갖춘 인프라를 통해 AI, 블록체인, 그리고 IP의 교차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자 한다.
4.4.4 잠재 사용 사례
Agent TCP/IP는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주요 사용 사례를 통해 그 구체적인 적용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데이터셋 거래는 AI 모델의 성능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 중심의 에이전트가 특정 분야에 특화된 데이터를 보유한 에이전트와 거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기후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보유한 에이전트가 이를 필요로 하는 연구 에이전트에게 제공하는 경우, 연구 에이전트는 적절한 거래 조건을 수락한 후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거래는 데이터 보유자에게는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데이터 요청자에게는 모델 성능 향상의 기회를 제공하며, 에이전트 간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AI 모델 간 협업을 통한 창작물 생성도 중요한 사례다. 특정 예술 스타일의 데이터셋을 보유한 에이전트가 이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에이전트와 협력할 경우, 창작 에이전트는 원하는 데이터셋에 대한 요청을 보내고, 제공 에이전트는 로열티 조건을 포함한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창작 에이전트는 스타일 전송 알고리즘을 개선해 새로운 작품을 생성하고, 해당 작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자동으로 제공 에이전트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는 에이전트 간 협업을 통해 창의성과 수익 창출 가능성을 동시에 확장하는 사례로, AI 생태계에서 데이터 및 모델을 공유하는 방식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중 에이전트 간 거래의 경우, 금융 알고리즘을 요청하는 에이전트가 이를 제공하는 에이전트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에 포함된 하위 구성 요소를 소유한 여러 에이전트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알고리즘 제공자는 요청 에이전트에게 하위 구성 요소의 라이선스가 포함된 계약을 제안하며, 요청 에이전트는 단일 계약을 통해 모든 관련 에이전트와의 조건을 조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gent TCP/IP는 자동화된 계약 체결 및 로열티 분배를 지원하여, 다수의 참여자가 복잡한 경제적 관계 속에서도 각자의 권리를 보호받으며 공정한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AI 생태계 내에서 다층적인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도 원활한 경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Agent TCP/IP는 지속적인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 진단 에이전트와 신약 개발 에이전트 간의 협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의료 진단 에이전트는 희귀 질환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 에이전트는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려 한다. 초기 데이터 거래 이후에도 연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데이터 요청이나 새로운 계약 조정이 필요할 수 있는데, Agent TCP/IP는 이러한 장기적인 협업 관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에이전트 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구축할 수 있으며, 특정 도메인에서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토리가 블록체인을 통해 IP 산업을 혁신하고, AI를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내세웠을 때,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이를 실현 불가능한 이상론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고, 일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토리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으며, 그 도전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스토리가 개척하는 시장은 콘텐츠, 미디어, 예술, 문화 등 대중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영역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곧 인류가 가장 오래된 유산으로 여겨온 ‘이야기’를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온전히 크리에이터들의 손에 되돌려주겠다는 철학은 크립토가 지향해온 가치와도 완벽히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스토리의 도전은 Web3 산업에서 더욱 의미가 있으며, 내가 스토리를 응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토리의 여정은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리고 스토리가 그 장애물들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장엄한 서사로 기록될 것이다.
스토리는 이제 막 첫 장을 넘겼을 뿐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