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드 롤업은 기존 롤업들과 달리 중앙화된 시퀀서를 사용하지 않고, 이더리움 블록 생성 참여자들이 시퀀싱을 수행하여 탈중앙성과 경제적 보안을 상속받는다. 다만, 이더리움 블록 시간(12초)에 종속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트랜잭션 포함을 미리 보장하는 프리컨퍼메이션이라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프리컨퍼메이션은 사용자의 트랜잭션 확정을 보장해 트레이딩, 게임, 결제 등 빠른 처리 속도가 중요한 서비스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베이스드 롤업에 다양한 서비스를 온보딩하여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 프리컨퍼메이션의 도입은 이더리움에겐 확장성을, 베이스드 롤업에겐 주류 입성의 기회를 줄 수 있다.
프리컨퍼메이션은 사용자와 블록 생성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하며, 이더리움 및 베이스드 롤업 기반 타이코 생태계의 확장과 활성화를 견인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Source: Taiko X
2025년 3월에 진행된 타이코 주최의 베이스드 롤업 서밋에서 “이더리움의 미래와 베이스드 롤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 토론에는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타이코의 공동 창립자 겸 CTO인 브레히트 데보스(Brecht Devos), 그리고 네더마인드의 창립자인 토마시 스탄착(Tomasz Stańczak)이 참여하여, 이더리움 확장성 문제의 해결을 위한 베이스드 롤업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핵심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이 부분에서 베이스드 롤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았다.
베이스드 롤업은 기존의 롤업 솔루션과 동일하게 빠르고 저렴하게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이 결과를 이더리움에 올려, 롤업에서 수행된 트랜잭션에 대한 검증 가능성과 안정성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특징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옵티미스틱 롤업이나 영지식 롤업의 시퀀서 운영 방식처럼 중앙화된 시퀀서를 사용하지 않고, 이더리움 블록 생성 참여자들(서쳐, 빌더, 프로포저)이 시퀀서의 역할을 대신하여 베이스드 롤업 트랜잭션의 순서를 결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더리움 블록 생성 참여자들 중 누구나 시퀀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시퀀서의 권한이 특정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이더리움을 구성하는 모든 잠재적 블록 생성자들에게 분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구조는 베이스드 롤업이 이더리움의 탈중앙성을 상당 부분 상속받을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또한, 이더리움의 블록 검증자들은 지분 증명(Proof of Stake, PoS) 시스템을 통해 $ETH의 지분에 기반한 자본 규모만큼의 경제적 보안을 제공한다. 베이스드 롤업에서 시퀀서 역할이 이더리움 블록 생성 참여자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베이스드 롤업은 이더리움의 경제적 보안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베이스드 롤업은 이더리움의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레버리지 하는 롤업으로써 이더리움의 확장성 해결과 더 많고 다양한 사용자들과 빌더들을 확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베이스드 롤업의 이런 목표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현재 이더리움의 제안자-생성자 분리(Proposer-Builder Separation, PBS) 구조에서 운영되는 베이스드 롤업은 이더리움의 블록 생성 참여자들이 롤업 시퀀싱을 수행해 이더리움에 롤업 데이터를 포함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식에서 베이스드 롤업의 트랜잭션 및 블록의 처리가 사실상 이더리움에 종속되다보니, 베이스드 롤업의 트랜잭션 확정 시간이 이더리움의 블록 시간인 12초로 제약이 생긴다는 한계가 있다.
긴 블록타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과 롤업 사이의 종속된 관계를 끊어내거나 추가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따로 처리를 해야 하는데, 후자의 방법을 택한 것이 바로 프리컨퍼메이션이다.
Source: l2beat
현재 베이스드 롤업은 롤업 방식 중에서 엄밀히 말해 주류는 아닌 상황이다. 베이스드 롤업 시장을 타이코가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베이스드 롤업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는 타이코와 퍼퍼 유니파이(Puffer Unifi) 정도이다.
l2beat에 따르면, 현재 타이코의 메인넷인 타이코 알레시아(Taiko Alethia)는 총 담보 가치(Total Value Secured) $141.96M로 13위에 위치해 있으며, 또 다른 베이스드 롤업인 퍼퍼 유니파이(Puffer Unifi)는 순위권에서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리컨퍼메이션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베이스드 롤업을 과소평가 하기엔 이른 부분이 있다. 베이스드 롤업 생태계의 확장을 위해서는 사용자와 참여자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빠른 확장을 유도할 수 있는데, 프리컨퍼메이션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컨퍼메이션은 이더리움의 블록 생산 참여자가 거래 포함과 순서를 미리 보장해 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사용자가 트랜잭션을 보내면 프리컨퍼메이션 제공자가 “이 트랜잭션을 다음 블록에 포함시키겠다”는 보험을 들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을 들어주는 프리컨퍼메이션 제공자는 보험에 대한 신뢰를 보증하기 위해 일정 담보를 예치한다. 만약 포함되어야 할 트랜잭션이 다음 블록에 포함되지 않았을 경우 예치된 담보에 페널티를 주는 슬래싱을 당하게 된다.
사용자는 이 보험을 토대로 트랜잭션이 블록에 포함된 것처럼 다음 프로세스를 이어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베이스드 롤업이 정한 블록 시간에 맞추어 사용자는 중앙화 거래소나 웹2의 금융 시스템과 견줄 만한 초 단위 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특히 롤업상에서 대규모 스왑이나 아비트라지 같은 트레이딩이 가능해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중앙화 거래소(CEX)처럼 빠른 체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민감한 시장에서는 전략이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타이코에서 자산을 매수하고 거의 동시에 이더리움이나 다른 롤업에서 매도하여 차익을 얻는 전략이 있을 때, 타이코 쪽 트랜잭션의 확정이 지연되면 그 사이 가격 변동이 일어나 거래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고 아예 거래 자체가 실패하게 되는 위험도 존재할 수 있다.
프리컨퍼메이션은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타이코 트랜잭션의 확정을 미리 보증해주므로, 사용자는 아비트라지 기회에서 무위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트랜잭션의 처리 속도가 소비자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결제 서비스나 소셜 네트워크의 메시징 처리와 같은 사례의 경우도 프리컨퍼메이션이 사용자 경험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렇게 프리컨퍼메이션을 잘 활용한다면 베이스드 롤업에 다양한 서비스들을 충분히 온보딩 시키며, 생태계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프리컨퍼메이션은 이더리움 및 베이스드 롤업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여 즉각적인 트랜잭션 확정이 중요한 서비스에 보다 편리한 환경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는 더 많은 수의 사용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베이스드 롤업의 확장을 견인하는 윤활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프리컨퍼메이션은 이더리움 검증자와 블록 빌더 등 블록 생성 참여자들에게도 이득을 안겨준다. 이들은 사용자들의 트랜잭션을 실제로 블록에 담길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대가로 보험료 개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트랜잭션 수수료나 MEV 추출로 얻을 수 있는 수익 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수익 채널이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집계된 프리컨퍼메이션의 추가적인 수수료 데이터는 없지만, 이를 가늠할만한 이더리움 홀스키(Holesky) 테스트넷에서의 데이터는 존재한다.
이더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 10일부터 7월 29일까지 총 415개의 홀스키 테스트넷 블록에서 807개의 프리컨퍼메이션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프리컨퍼메이션 추가 수수료는 평균 약 0.005 ETH 수준으로 일반 수수료(평균 0.00016 ETH)보다 훨씬 높은 값을 보여주었다. 평균 프리컨퍼메이션 수수료는 일반 수수료보다 30배 이상 컸으며 일부 트랜잭션의 경우 0.01 ETH 이상의 높은 수수료도 관찰되었다.
Source: Rejamong.eth X
또한 Rejamong이 조사한 데이터를 참고하면, 이더리움 메인넷에서도 프리컨퍼메이션 애드온을 도입한 밸리데이터들이 일반 밸리데이터들에 비해 평균 5.95%의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전자는 테스트넷 데이터이고 후자는 아직까지 모수가 부족하지만, 이더리움의 블록 생성 참여자들은 원래 얻을 수 있던 수익에 더불어 추가적인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이다. 추가적인 이득을 위해서는 블록 생성 참여자들이 프리컨퍼메이션의 도입을 촉진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베이스드 롤업의 확장과도 연관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프리컨퍼메이션에도 한계점은 존재한다. 트랜잭션의 블록 포함을 보증하는 프리컨퍼메이션에서 보증 책임은 결국 담보로 예치된 금액에 대한 슬래싱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만약 슬래싱 금액이 낮게 설정된 상태에서, MEV로 인한 이득이 슬래싱되는 금액보다 높을 경우에는 프리컨퍼메이션의 주체가 마음대로 트랜잭션을 블록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슬래싱이 되는 금액을 적정선까지 높이거나, 프리컨퍼메이션의 주체를 탈중앙화 시켜야 한다. 특히 슬래싱이 되는 금액을 너무 높이면 부담을 느끼는 프리컨퍼메이션 주체들이 프리컨퍼메이션을 포기하는 경우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과 주체 사이의 적절한 슬래싱 금액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는 프리컨퍼메이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프리컨퍼메이션이 필요한 소비자와 제공자 간 공정한 거래를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
관련 아티클, 뉴스, 트윗 등 :
https://research.lido.fi/t/a-pricing-model-for-inclusion-preconfirmations/9136
https://x.com/ceciliaz030/status/1875558701324759392?s=52&t=txFAbiSPTdLLDlAYj9X_AA
https://ethresear.ch/t/ahead-of-time-block-auctions-to-enable-execution-preconfirmations/21345
https://ethresear.ch/t/fast-and-slow-l2-l1-withdrawals/21161
https://medium.com/puffer-fi/unleashing-ethereums-superpowers-introducing-unifi-avs-706815eaddd9
https://taiko.mirror.xyz/7dfMydX1FqEx9_sOvhRt3V8hJksKSIWjzhCVu7FyMZU
https://ethresear.ch/t/preconfirmation-bidding-increased-block-values-on-holesky/20190